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62/ 죤 덴버의 노래처럼

커피앤레인 2007. 4. 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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죤 덴버의 노래처럼 ,,,,,,,,,,,,,,,,,,,,,,,,

 

 

 

 

 

해질녘 서서히 떠날채비를 차렸다.

딱히 어디로 갈 것이란 목적지를 정하지도 않고

며칠간 정처없이 그렇게 떠나고 싶어 선글라쓰와 지갑부터 챙겼다.

언제나 그렇지만 여행가방을 갖고 다니지 않기때문에

굳이 뭘 챙기고 자실것도 없다보니 그야말로 홀가분한 빈몸이었다.

시외버스를 탈려면 일단 노포동 쪽으로는 가야했다.

전철 종점과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이 함께 있기 때문에 전철을 탔더니 사람들의 곁눈질이 예사롭지 않았다.

하기사  남자가 목에 스카프를 매고 모자를 쓴데다가 뽄지긴다고 선글라쓰까지 목에 걸었으니

자기들 눈에도 좀 특이했나보다.

외모로 보니 미친 또라이는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딱히 유명한 예술가도 아닌 것 같은데

눈요기 감 충분히 된 모양이었다.

 

그렇던 말던간에 잠시라 따가운 시선을 피해 부산대학교 앞까지는

눈을 감은채 나도 모른체했다.

하지만 이 저녁녘에 어디로 갈 것인지

내 마음이지만 내 마음 속을 은근슬쩍 떠 보았더니

아무래도 숨겨둔(?) 앤들이 그리운게 정답이었다.

(그렇다고 가자미눈은 하지마여

원래 앤은 애먹이는 인간이 앤이래여 ㅋㅋㅋㅋ

보고싶어도 못보고 마음을 줘도 본체만체하고

가까운 듯 싶어 다가가면  

어디론가 더 멀리 도망가고 없는 별 볼일 없는 사이가

앤들이라네요ㅋㅋㅋㅋ) 

 

 

 

어차피 집 나온 몸 3일간은 어딘가에 가서 편히 쉬고싶은데   

일전에 디자인을 해준  피쉬뱅크라도 함 들려볼까하고

구서동에 내렸더니 생각보다 갈 곳이 많았다.

패션점 하는 영애도 있고 족발집 하는 달순이도 있었고

카페를 하는 순영이도 있었는데  그새 세년다 장사를 말아먹었는지

집도 절도 없고 남은 것은 비맞은 땡중처럼 최부장만

머리를 쳐박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오잉 니 모하노 시방 ............................

기도하는가베 그럼 살짝가야겠다 했더니

이게 어느새 봤는지 덥석 손을 잡았다.아뿔사)

 

 

 사람들은 여행을 하면 일단은  목적지를 정하고 그리고나서  집을 나선다는데  

 이 놈은 항상 집을 떠난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하기사 나의 여행은 대부분 내가 디자인 집이나 건축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는게 고작이었다.

해서 어디를 가던지 별 심십치는 않았는데 .............

 

 

때문에 간혹이지만 나들이할땐 간만에 꿈에도 그리던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저거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자연히  세설도 많아지고 술잔도 거나하게 마셨는데

풍류 또한 어딜가나  빠지질 않았다.

 

 

옛말에도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有朋而 自願訪來)

불역락호라 ...........................(不亦樂呼)했던데

*먼곳에서 친구가 찾아왔는데 우찌 반갑지 않으랴 ....는 뜻이외다 ㅎㅎ

 

 

아무튼 이 놈의  2박 3일 여행길은 구서동에서 출발하여 남산동에서 일박을 하고

다음날 오후에 방어진까지 넘어갔다.

방어진은 지난 여름내내 땡볕에 고생고생만 한 집이 있었다.

그래도 내가 지은 집이라고 한번 씨익 둘러보고는

방어진 방둑근처에서 영옥이를 꼬셔가지고

쇠주 한 병놓고 싱싱한 숭어와 게르치를 안주삼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영옥이는 한동안 암투병으로 고생을 했나보다.

(문디 가스나.....지지리도 못났제.가난하면 몸이라도 건강안하고)

얼굴이 홀쪽했다.

 

 

아무튼 영옥이를 위로한뒤 밤엔 택시 운전하는 영옥이 친구 성우까지 불렀더니 

성우 요 녀석이 보자마자 

-아이구 행님,,,,,, 오데 갔다왔능교 

그새 안죽었능교 해사면서 느스레를 떨었다.

반가봐서한참동안 어쩔줄 몰라하다가

-아우야 니 태화강변 근처 불낙고개 아나 ? 하고 물었더니

-행님아!내가 울산을 10년 넘게 살아도 불낙고개는 첨 들어본데이 해사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_에잉?불낙고개를 모른다 말이가 ?

-그게 어덴데

-어데긴?태화강변 거 뭐라카노 ?나무숲 많은데 안있나

-아 .........................아이고 행님아!거기는 불낙고개가 아니고

불고기 단지라 한다

-ㅎㅎㅎ그렇나

그라믄 나는 와 불낙고개라고 이름지었지 ?아무튼 그리로 가자

-거긴 와 ?

-아 ...............거기 라이브공연하는덴데 각시탈이라고 .................................

니 아나 ?

-아이고 행님아 !내가 우예 알꺼고

-일단 거기로 가자.!늘밤은 내가 쏠게

-와!

거기도 가면 행님 앤있나  ?

-아이고 문둥아 ....................................가보면 알 것 아이가?

(니 눈에는 앤 밖에 안보이나?)

 

 

 

 

 

 

 

 

(*각시탈 얘긴 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