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60/ 진짜 좋아하면 우야지

커피앤레인 2007. 4. 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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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좋아하면 우야지

 

 

 

 

 

현대 사회에서 예수의 고난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하고

혼자 생각하며 길을 걸어가는데 갈리아가

길거리에서 반가운듯이 손을 냉큼 잡았다.

 

 

갈리아는 러시아 여인이었다.

올해 우리 이로 45살인데도 머리가 은발처럼 희어서그런지

겉모습으로는 거의 60살정도 되어보였다.

내가 지나가는 새벽 1-2시면

그녀는 영낙없이 길거리에 나와있었다.

때로는 손을 흔들기도 하고

때로는 가벼운 스킨쉽을 하곤했다.

어젠 모처럼 선박팀들과 어울려

호프나 한잔하자면서 민들레 향기에 들렸더니

선박회사 이사장이 행님이 너무 좋다해사면서

이 놈의 뺨에다 입술을 갖다대었다가 손을 만졌다가

뺨을 비벼사니 옆에 앉아있던 맹숙이란 년이

저봐라 저거 둘이 사귀는가보다하고 야지를 실실 넣었다.

 

 

아무튼 호프 몇잔만 들이키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모처럼 갈리아 집에 들려

커피나 한잔하고 갈까하고 들어갔더니 세상이 좁다는 말이 참 실감이 났다.

갈리아 집 여주인이 내가 잘가는 전통찻집 지혜선과 단짝 친구이라고 하였다.

둘다 같은 진주여고 동기동창이었다.

오잉..........................이렇게도 만나네!해사면서

지혜선 을림이한테 지보고 들풀이라고 별명 부쳐준 아저씨가

왔더라하면 안다하니까

이 아짐씨가 지 친구안다하니까 나쁜 놈은 아닌가베 했던지 그때부터

무척 곰살맞게 대했다.

 

 

맥주를마시면서 짧은 러시아 말과 우리 말을 섞어가면서

갈리아와 최마담과 번갈아 돌아가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하다보니

나중엔 이바닥에 나온 러시아 아가씨 이야기/유럽 여행 갔다온 이야기까지 발전했다.

.

 

 

근 일년여를 길에서만 마주쳤지 갈리아가 일하는 그 집엔 한번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어젠 모처럼 기분도 그렇고 그래서 모처럼 들어갔더니  

갈리아는 계속해서 남의 손을 조몰락 조몰락 하면서 어쩔줄 몰라하였다.

나중에는 알아듣도 못한 러시아말로 모라 씨부렁 씨부렁거려서

내사 한마디도 못알아듣겠고 최마담!통역을 좀 해보소............했더니

너무 좋아서 죽겠다는 말이란다 .

원래 술자리에서 하는 통역은 거의 뻥이지만  그러다 진짜 좋아하면 우야지?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