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66/ 찜질방

커피앤레인 2007. 4. 14. 13:55

이 사진은 미국서 jay r님이 보내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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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

 

 

 

 

 

 

누군가 코를 고는 모양이었다.

간헐적으로 드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방바닥이 따스해서그런지  

다들 가벼운 웃도리와 반바지만 입은체

허들스럽게 잘도 자고 있었다.

 

그중에는

낯선사내들 사이사이 여자들도 끼어 있었다.

여자들은 어디 믿는구석이라도 있는 모양인지 

전혀 두려움이 없이 여기저기  흝어져 자고 있었다.

남의 여자 맨발바닥 보는 재미도  참 묘했다. 

한국식 찜질방은 연변에서도 느꼈지만

참 좋은 곳이었다.

 

 

하기사 눈치없는게 인간이라고 공연스레 러브호텔인지 모텔인지 혼자 들어가

주인 눈치 봐가면서 숙박한답시고 없는 방 달라 하는 것 보다는 훨신 나았다.

 

 

간혹이지만  옆방에서 금방이라도 숨이라도 넘어갈듯이

비명을 꽥꽥 질러대는 낯선 여인의

그 요상한  소리를 듣지 않은 것 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어젠 방어진에 온김에 화순이 집에 들렸더니

화순이는 생전에 안하던 짓을 했다.

가스나......................다 늙은 주제에 쌍거플은 .

지 딴엔 멋 있으라고 했는가 본데 내가 보기엔 훨 늙어보였다.

.

 

 

 

 

하기사 맨날 남편이 벌어다주는 밥만 먹다가

이젠 지 장사랍시고 밥장사를 하다보니

온갖 잡 놈과 잡 년 비위맞추며 허리를 숙이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니라. 

 

 

 

 

아무튼 늦은 저녁시각에 아구찜을 하나 시켜놓고

저녁을 먹는데 화순이는 발이 아프다며 먼저 들어가버렸다.

언니 효정이와 쇠주잔을 주거니 받거니하다보니

지난 여름 이 집을 뻔질나게 드나들던 기억이 떠올라

감회가 무척 새로왔다.

 

 

(잔칫집은 좌우에 6개의 방갈로와

본체가 따로 있었는데

뽄지긴다고 마당에 자갈을 깔아서그런지

하루종일 왔다리 갔다리하면

저녁엔 발이 아플지경이라고 하였다.)

 

 

 

요즘은 사는게 싫은건지

아니면 도시가 싫은건지

그것도 아니면 하던 짓거리들이 이젠 싫증이 난 것인지

자꾸만 어디론가 허대고만 싶었다.

 

 

 

해서 .화순이 효정이도 볼겸  방어진 간 김에

 해뜨는 해수 찜질방에서 초승달을 쳐다보면서

눈을 부쳤는데 코를 곯든지 말든지

여자들은 두다리 쭉 뻗고 잘도 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