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71 / 길은 있다

커피앤레인 2007. 4. 1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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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있다,,,,,,,,,,,,,,,,,,,,,,,,,,,,,,

 

 

 

 

이른 아침 숲속은 의외로 고요하였다.

산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와도

차소리 사람소리로 씨끄러운데

산속을 조금만 올라가도

숲속은 여전히 정적이 감돌고

나뭇잎 사이로 햇살 또한 여간 한가롭지 않았다.

 

 

길을걷다가 문득 모든게 감사했다.

길을 걸을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두 다리가 있다는 것도 감사하고

눈으로 사물을 볼수 있는 것도 너무 감사했다.

 

 

때때로

거리를 지나치다보면 앞을 못보는 사람도 있고

다리가 성치 않아 휠체어에 의지하여

겨우 차에 오르내리는 사람도 있고

한평생 병에 시달리거나 아니면 갑자기

고혈압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는데

 

 

맨날 앞만쳐다보고 달려서그런지

 

 

너남없이 얼굴이 일그러져 있고

모양새가 싸나운게

마치 전투를 하러 나가는

전사처럼

인상들이 여간 볼성 싸납지 않았는데

오늘은 일부러라도 스마일하고

혼자 웃음을 지어보았다.

 

 

 

모처럼 마음을 잡아서그런지

어젠 무료급식소 주방배치도가 드디어 완성되었다.

 

 

겨우 대여섯평 남짓한 부엌에서

남여가 뒤엉켜서

2-300명의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설거지를 하려면 무엇보다 동선이 중요하였는데

 

 

그것도 어느한사람이 늘 하는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면서

수고를 하기때문에 기구배치나

동선이 여간 까다롭지 않았다.

 

 

저녁늦게 마지막 배치도 스케취를 끝내고

한번더 조언을 받을겸

 굴시락국집 태영이한테 가서

무료 급식소 주방 배치도를 보여주며 자문을 구했더니

나무랄데 없이 편리하게 되었다고 지가 오케이한다나 ,,,,,,,,,,,,,,,ㅋㅋ

(문둥아..................................)

 

 

아무래도

주방은 역시 여자가 젤 잘 아는 모양이었다.

태영이는 이만한 공간에 이렇게 배치해주면

진짜 잘해준겁니더하면서

지가 장사하면서 느낀 불편을 이래저래 말하였는데

솔직히 말해

사장님예 주방을 모 이따위로 해 놓았습니꺼 .....................하는

소린 내 평생에 아직 한번도 안들어봤지만

그래도 개미 뭐 물린다고

무료급식소는 진짜 어려웠다.

 

 

얼마나 어려웠던지 

개미 불알만한 이것때문에 여행중에도

 울산에서 두번

부산에서 네번이나 현장답사를 한답시고 찾아 간끝에

겨우 해법을 찾아내었으니  

 

 

내가 생각해봐도  이 넘도 참 어지간한 인간같았다.

 

 

누구 같았으면 하루밤 술값도 아닌 돈인데

그걸 그렇게 주물럭거리고 앉아있나 할지 모르지만

돈 보다 더 중요한게 책임감이었고

책임감보다 더 무거운게 자존심이었다.

 

 

 

이젠 배치도도 끝났으니까

거기에 따른 세부사항과 기구들을 좀더 점검해보고

원시인한테 전화를 해야겠다.

_야 언제 부터 공사시작한데이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