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일면 ,,,,,,,,,,,,,,,
바람이 일면 산 속은 의외로 더 적막하였다.
길게 뻗어 있는 소롯길엔 오늘따라
인적이 드물었다.
한 잎 낙엽이 떨어지는 걸 보고도
김 도향은 난 참 바보같이 살았구나 하고
깨달았다는데
바보같이 살아도 그게 인생이란걸
뒤늦게 이해한 이 넘은
삶이 마치 큰 바다처럼 느껴졌다.
온갖 배들이 지나가고
도시빈민가에서 떠내려오는 생활쓰레기며
오물들이 둥둥 떠 있어도
바다는 여전히 그렇게 출렁이고 있듯이
삶도 그와같이
온갖 오물과 쓰레기 뒤범벅이 되어도
하늘을 쳐다보고 헤 하고 웃는게 인생이었다.
그나마 자살을 하는 자는 그래도 용기 있는자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건 또 다른 부작용을 낳았다.
남은자에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슬픔과 체념과 고통과 원망을
남겨주었다.
그건 진정 몹쓸짓이었다.
물론 한순간의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그렇게 하였는지는 몰라도 그래도 그건 아니었다.
(그런마음은 나도 여러번 있었다.
도대체 살아서 뭐하노 하고 .............)
어젠 가슴이 이래저래 많이 저려왔다.
끈질긴 인연을 꼭 그렇게만 청산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되었다.
그나마 살아있을 때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해준 것도
못내 가슴아팠고
살아생전에
행여 내가 몹쓸 짓을 한건 아닌가 하고도 생각 해보고
혹 부지 불식간에 그 마음에 부끄러움을 느낄만한
어떤 말을 한건 아니겠제 하고 되돌아봤지만
전혀 그럴 것 같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뭔가 찜찜하였다.
어쩌면 그도 갑작스런 환경적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소외감에 빠져 자신을 비하하고
에잇 이 넘의 세상 살아서 모하노하고
한순간에 그런일을 저질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운구가 지나가고 아이들 우는 얼굴이 오버랩되면서
울 삼실에서 오래동안 하청을 받아 일하던
배씨가 자살을 하였다고 소식을 듣자
한동안 머리가 멍멍 하였다.
생긴것도 잘생기고 멋도 있었는데 ................
바람이 일면 바람이 이는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맞으면 되지
그만 일로 죽다니 .......................
그렇게 죽으려면 이 넘은 열두번도 더 죽었겠다.
이 못난 사람아 ..................
죽긴 와 죽노 ?
(머잖은 장래에 우리 저승에서 만나더라도
소주나 한잔하자 이 못난 친구야
암튼 편안히 가세
여기 일일랑 너무 걱정하지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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