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길 위를 걷는 여자

길 위를 걷는 여자 / 32

커피앤레인 2007. 7. 1. 17:04

 

 

길 위를 걷는 여자 / 32

written by j.i.woo


 

 

 


여잔 오래동안 일기를 쓴게 분명했다.

자주 흐려썼지만 어떤 곳은 또박또박 자기의 심정을 적나라하게 나타내곤했다.

여자가 본 남잔 늘 실망으로 가득했다.

그나마 잘한 일이 있다면 월말이면 꼬박꼬박 꽂히는 월급정도였다.

여자의 일기엔 이따금 낯선 사내의 이름도 등장했다.

대부분의 내용은 그와 관계된 얘기였다.

여잔 새여자에 대하여 상당부분 알고있는게 분명했다.

호칭도 그이로 부터 시작해서 시간이 흐를수록 나쁜 자식으로 변했다.

최근에 쓴 글은 모두 사내란 말로 대신했다.

사내란 말은 읽기에 따라서는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허들스럽게 널부러진 불특정 다수의 남자 중의 하나라는 개념이 역력했다.

그만큼 여자의 미움은 컸다..  

일기를 읽는 동안 남잔 점점 허물져가는 철다리를 연상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단 한군데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절망.절망.절망  .................나쁜 자식이란 말만 되풀이했다. 

여잔 자주 가슴이 씨리다고 표현했다. 

불행히도 군데군데 드러나는 다른사내와의 관계에서조차 

여자의 가슴은 쉽사리 녹여지진 않았나보다. 

본능적인 욕구는 채워줬지만 뒤돌아서면 늘 서글픈게 현실이라고 고백했다.

 

 

*월 *일

몹씨 당황했다.

난 어찌해야할지 몰랐다.

남자의 것을 그토록 가까이서 보기도 난생 처음이었다.

몸이 말할수 없을 정도로 피곤했다.하지만 난  밤새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월 *일

그이는 점점 잠자리를 기피했다.

남자의  페니스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작았다.

더우기 그는 여자를 전혀 다룰줄 몰랐다.

며칠 전에도 그는 혼자 씩씩거리다가 그냥 내려가 버렸다.

짜증스러워 견딜수가 없었지만 차마 내색도 하지 못했다.

 

*월 *일

 

둘째를 낳고 부터 그사람은 점점 다른사람처럼 변해갔다.

누군가 남편 곁에 있는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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