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를 걷는 여자 / 31
written by j.i.woo
-와이라노? 남의 장사 망칠 일이 있나?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는 끝내 폭우로 돌변했다.
졸졸거리는 물소리가 들렸고 여잔 아까부터 계속해서 어딘가 전화를 걸었다.
콜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모양이었다.
여잔 몹씨 안절부절했다.
이미 술기운이 오를대로 오른 남잔 전에 없던 객기가 발동했다.
빗속으로 걷기 시작했다.
106동 1307호 ............................................
남잔 일부러 벨을 눌렀다.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남잔 비로소 문을 따고 안으로 들어갔다.
여자의 방은 휑하니 비어있었다.
미쳐 가지고가지 못한 캔버스가 여기저기 흝어져있었다.
린시드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남잔 천연덕스럽게 쇼파에 털석 주저앉아 바깥을 내다보았다.
빗소리가 들렸고 헤드라이트 불빛이 보였다.
불빛은 이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남잔 그제사 여자를 다시 기억했다.
엄청 싸우기도 했지만 때로는 마음의 문을 열고 여자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했지만
여잔 이미 얼어붙은 항아리와 같았다.
여잔 종종 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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