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길 위를 걷는 여자

길 위를 걷는 여자 / 36

커피앤레인 2007. 7. 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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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를 걷는 여자 / 36

written by j.i.woo

 

 

 

 

 

비탈에 선 나무들을 보며

남잔 여자의 내면 속에 잠재된 깊은 고독을 어렵사리 이해했다.

하지만 그 고독은 남자라고 섣불리 해결할 수 있는 그런건 아니었다.

여잔 오래동안  아무런 연락도 하지않았다.

남자 역시 바쁘다는 핑계로 더이상 산사에 올라가지 않았다.

무언의 긴장이 흘렀지만 두사람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척했다.

어쩌면 결혼에 대한 이해득실 보다 같은 배를 타고 같은 인생을 함께 가야한다는게 너무 어려웠다.

여잔 결혼이후에도 지금처럼 자유로울지 전혀 자신이 없었다.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라고 했듯이 필경은 여자도 관습과 인습에 얽메일게 뻔했다.

그러면서도 결혼을 해야한다는게 여자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했다.

여잔 요즘따라 좀처럼 붓이 손에 잡히지않았다.

남잔 적어도 여자를 빼앗기지는 않아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욕망이 강할수록 남자의 집착도 배가 되었다.

두 사람은 결혼이라는 전제로 전혀 다른 생각으로 골몰했다. 

여잔 오래간만에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_여보세여?

-어디야?

-볼 일도 있고해서 잠시 시내에 들렸어요.

-아.그래?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어디서요?

-남포동에서 만나지.

 

두 사람의 결혼식은 누구보다 화려하고 그럴듯해보였다.

여류화가와 병리과 의사..................

꽤나 잘 어울리는 단어였다.

사람들은 환상적인 커플이라고 추켜세웠다.

사람들의 속내는 간단했다.

적당한 미모에 명성을 갖고있는 여자와 돈 잘 버는 의사 ..........뭐 그런 투였다.

하지만 그건 그들의 생각이었다.

신혼 여행은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남잔 대체로 지시형이었다.

평소 그녀가 즐겨보았던 남자의 모습은 더 이상 어디에도 없었다.

사소한 잘못도 참지를 못했다.

물론 술이 너무 과한 탓도 있었겠지만 그날따라  발기도 영 시언찮았다.

사실 남자의 페니스는 그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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