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길 위를 걷는 여자

길 위를 걷는 여자 / 45

커피앤레인 2007. 7. 1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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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를 걷는 여자 / 45

writte by j.i.woo


 

 

 

 


사랑은 안개와 같은 것이었다.

잊을만하면 나타났다 사라졌다.

남자에게선  한동안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이미 종강이 끝난 캠퍼스엔 을씨년스러울만치 적막감이 감돌았다.

여잔 이런 분위기를 싫어했다.

하지만 여잔 종종 작업실에 나가 혼자 그림을 그리곤했다.

작업실로 가는 길 어디에도 남자는 보이지않았다.

하긴 종강을 했으니 ...굳이 학교에 나올 이유도 없었다.

어쩌면 남잔 여행을 떠났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캠퍼스나 음악다방에서 한두번은 더 보았을텐데

여잔 당분간 남자를 잊기로 했다.

대신 지난 여름 내내 그리다만 작품을 다시 끄집어 내었다.

워낙 대작이다보니 완성한다는게 생각처럼 그리 쉽지도 않았다.

12월로 접어들자  기온은 하루가 다르게 급강하했다.

더욱이 올해는 예년과 달리 눈이 더 많이 왔다.

두터운 쉐타는 여자가 가장 즐겨입는 옷이었다. 

겨울 오후의 햇살은 캠퍼스를 더욱 쓸쓸하게했다.

여잔 습관처럼 난로부터 피웠다.

작업실엔 전날 그리다만 캔버스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있었다.

불을 피우자 이내 연기와 함께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여잔 연방 눈물을 훔치면서도 꾸역 꾸역 둥근 나무토막들을 난로속으로 집어넣었다.

어느정도 불이 피어 오르자 무쇠로 만든 난로는 어느새 발갛게 달아올랐다.

여잔 그제서야 커피 생각을 했다.

작은 주전자에 물을 올려 놓은체 여잔 멍하니 바깥을 내다보았다.

캠퍼스는 흰눈으로 온 천지가 백색 투성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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