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471 / 길 바닥에서 ............

커피앤레인 2007. 8. 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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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바닥에서,,,,,,,,,,,,,,,,,,,,,,,,,

 

 

 

술은 길바닥에 상을 펴 놓고 먹어야 제 멋인가 보다.

용두산공원에서 우리노래 한마당을 한다기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거문고 소리도 들었겠다.

판소리도 들었겠다 이왕 만났으니 시원한 맥주나 한잔하자고  정학장하고 은행집에 들렸다.

주인여잔 초저녁부터 손님이 없는지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있다가

왠 횡재 하고 벌떡 일어나더니 눈웃음부터 쳤다.

 

더운데 홀은 싫고 바깥에 상을 차려달라했더니

길바닥에 선풍기 까지 대령해주었다.

방금 들었던 가락을 꼽씹으면서

청산리 벽계수야 쉬이감을 자랑마라해사면서

올만에 맥주에 소주를 타서 마시다보니 조금씩 취기가 올랐다.

 

은행집은 부산호텔에서 광복동으로 나가는 골목길에 있었다.

주인여잔 얼핏보기에 튀기가 아닌가 할 정도로 약간 야시꾸리 했다.

처음보는 여자인데 원래 카페를 한모양이었다.

지딴엔 그래도 한 미모한다고  장사를 한 모양인데

요새 경기가 경기니까 지도 장사가  시언찮았던지

아예 1층으로 내려와 선술집으로 눈높이를 낮춘 모양이었다.

 

 

보아하니 생긴모양이 지나 나나 바람끼가 졸졸했다.

정학장은 자꾸 지 옆에 앉으라고 의자를 권하였다.

헌데 요넘의 여편네가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자꾸 이 넘 곁에 오고 싶어 안달을 하였다.

술이가고 말이 섞이다보니 자연히  남편이 어떻니

앤이 어떻니 해샀다가 결론은

남편이 너무 잘해줘서 바람을 피우고 싶어도

그 넘의 의리때문에 못피운다고 느스레를 떨었다.

(아이고 문둥아 ,,,,,,,,,,,,,,,,,,,,입에 침이나 바르고 고짓말해라ㅋㅋㅋ)

 

하기사 살다보면 미운것도 있고 싫은것도 있기 마련인데 

왜 바람이 없고 태풍이 없겠냐마는 그건 또 그거고 그래도  

끝내 배신할 수 없는게 정이라나......................

 

암튼 도시의 밤은 자꾸만 깊어만 가고 술은 한병에서 두병으로 더 늘어나기시작했다.

광복동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다보니 벌거벗은

멋쟁이들이 제법눈요기를 시켜주며 지나가 그나마 풍경이 되었는데

시간이 흐르다보니 술판도 점점 커지기시작했다.

처음엔  셋이서 마셨는데 나중엔  네명이되고

네명이 여섯명으로 불어났다.

피서지가 따로있나  이게 피서지 모가 피서고 해사면서

드디어  음주가무가 시작되었는데

돌아가면서 라이브를 하자고 하였다.

정학장은 이 넘더러 숨어우는 바람소리가 듣고싶다며 기어이 그노랠 한번 불러 보라고 하였다.

가사가 좋다나 우짠다나,,,,,,,,,,,,,,,,,,,,,,,,,,

 

어차피 부를 것

너무빼면 술맛이 떨어지니까 못 이긴 척하고 이정옥의 숨어우는 바람소리를

한곡 때렸더니 내딴엔

길거리라고 일부러 나직하게 불렀는데  그게 또 무드를 깐 모양이었다.

 그때부터 신청곡이 줄줄이 사탕이었는데.....

주인아짐씨는 어느새 이 넘 곁에 착 달라붙어가지고는 

 저거 엄마 18번이라고

울어라 열풍아를  한곡 불러보이소하고  ,,,,,,,,,,,,,,,,,,,,,,,,,,

와이로 쓴다고 수박까지 썰어왔다.

그거야 문제 없지만 요라다가 둘이서 정들면 우야노 하니까

오여사가 낼름 고무다리 하고 다니면 된다고 하였다.

고건 또 몬소리요 .........................했더니

주인아짐씨 남편한테 맞아 다리 몽둥이가 부러지면

그땐 고무다리 하고 다니면 된다나,,,,,,,,,,,,,,,,,,,,,,,,,,,우짠다나

(아이고 시상에 시상에 할게 따로있제 ,,,,,,,,,,,,,,,,,,,,,,,,,,,,,)

 

아무튼 목소리하면 한 목소리라고

성량좋겠다 노래 잘하겠다 인물도 그만하면

오데 가서 밉쌍은 아니겠다(망구 지생각이지만 )

나중엔 옆집 아짐씨 까지 와서

우예 그리 목소리가 좋은교 해서면서 홀딱 반하겠네................하더니

지 신청곡도 한곡 들려달라고 하였다.

아이고,,,,,,,,,,,,,,,,,,,,,,요게 모꼬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에 통기타하고 깡통이라도 하나가져오는건데....

 

암튼 지 신청곡 내 신청곡하다보니

갈대의 순정에서 /긴머리소녀/ 이별 / For Anything That's  Part Of You.....등등

밑천이라는 밑천은 다 드러냈는데

근데 정작 부르고 싶은 청산리 벽계수는 입도 못떼었다.

몰 알아야 부르제 ....................

 

살다보면 본의던지 본의가 아니던지 간에  이판 저판 끼이게 마련인데  

적어도 우리노래 한 두곡정도는 부를줄 알아야

그래도 어데가서 행세깨나 할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