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482 / 사람들 참 이상하네,,,,,,,,,,,,,,,

커피앤레인 2007. 8. 15. 08:42

 전 혜령 作

28644

 

사람들 참 이상하네,,,,,,,,,,,,,,,,,,

 

 

세탁소 주인은 이 넘을 보고 언제나 형님이라고 불렀다.

크고작은 일이 생길 때 마다 형님아 이거 우야믄 되능교하고 물었다.

근데 요게 좀 싸가지였다.

사람도 개안코 성질도 좋은데 결정적인데가서는 계산이 빨랐다.

얼마전엔 경매로 나온 아파트를 하나 산다고 리모델링하면 얼마나 드는지

디자인을 새로하면 어떻게 되는지 자문을 구했다.

 

-야 집 사면 공사는 우리한테 맡기나했더니

-지가 U형한테 맡겨야지 누구한테 맡기겠느냐며 디자인만 해오라고 되레 큰소릴 뻥뻥쳤다.

원래 전력이 좀있는 넘이라 별로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경매가 막상 되고나니까 공사는 엉뚱한 넘에게 넘겨버렸다.

말로는 이 넘보다 더 오래된 넘이 있어 차마 우짜지 못한다나 ........................우짠다나

-야 너거 동네말로 죽으면 썩을넘아

그라믄 뭐하려고 나한테 디자인은 받아가고 견적은 받았노 ...했더니

지도 미안했던지 마 이해좀 하이소하고 그날로 입을 쑥 닫아버렸다.

 

그래 ? 알았다.

내가 혀를 깨물고 죽었으면 죽었지 네 넘하고 다시는 거래를 하나봐라하고

한동안 사이가 서로 뜸했는데

 눈만뜨면 코 닿을 곳에 있다보니까 그것도 그리 오래 가질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 나이라도 더 든 내가 참아야지하고 그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는데

어젠 느닺없이 U형 이건 우야믄 되능교하고 또 물었다.

 

보아하니 리모델링한 저거 아파트였다.

베란다를 거실로 넓혔는데 그게 날치기 였던 모양이었다. 

비만오면 저거집 거실바닥에 깔아놓은 마루바닥은 물론이고

아래집 천정까지 물이새서 아예 거실천정에 지도를 그려놓았다.

 

화가나서 몇번 고쳐달라고 항의를 했더니 그때마다 샷시쟁이가 와서

시리콘을 씨익 쏘아주고 그냥 가버리더란다.

한데 나중엔 그것마저 귀찮은지 이젠  오지도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열이 뻗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한답시고 서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어제 마침 바지를 찾으러 갔더니 U형 이거 어떻게 시공하는게

정상적인지 도면만 하나 그려달라고 통사정을 하였다.

때는 이 때다 싶어서

 

-야 인간아

니 아는 동생이 있다며.......................

글마한테하지 와 나한테 그걸 또 묻노 .............하고

자알했다면서 약을 실실 올렸더니

요 자식이 저거 마눌더러 박카스를 내어오라 뭘 내어오라해사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또 쳤다.

 

 

진짜 내 인간 안가리고 살려고 했는데

너 같은 넘들 때문에 다른사람들이 욕을 안먹나

이 죽으면 썩을넘아 ...

 

내 그동안 쌓은 정이 아까버서

공짜로 한장은 그려 주겠지만  모르긴 몰라도 지 버릇 개 못준다고

니 같은 넘은 똑 같은 상황이 또 닥치면 그때도 그럴꺼다

그렇기 때문에  

내 니 안믿는다했더니 지도 미안했던지  

형님 우산쓰고 가이소 하면서 우산을 덜렁 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