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498 / 적막속에 가을비가 ,,,,,,,,,,,,

커피앤레인 2007. 8. 31. 10:38

 이 경애 作

29230

 

적막속에 가을비가............................

 

 

 

밤 11시 부두는 일렁이는 배와 파도와 비가

적막속에서 가을비를 맞이 하고 있었다.

자갈치는 이미 좌판이 끝난지도 오래였다.

누군가 방금 술집에서 나왔는지 비틀거리며 택시를 잡고 있었다.

늘상 보는 풍경이지만 가을비가 내리는 어두운 중앙동거리는 더 적막했다.

조금전에 본 빨간장미가 자꾸만 눈에 아른거렸다.

향기를 잃어버린지가  오래 되었는지 아무런 냄새도 나지않았지만

그래도 꽃은 아름다웠다.

 

우산을 쓰고 한참동안 부둣길을 따라 걸으면

수변공원이 나왔다.

텅빈 의자가 가을비를 혼자 맞고 있었다.

오늘밤은 노숙자도 어디로 가고 없는가보다.

건너편 보세창고는 여전히 컴컴했다.

이런날이면 희안하게도 짱 뽀올 싸르트르가 생각이 났다.

내용은 이미 잃어버렸지만 책 제목만은 언제나 그럴사하게 머리속에 남아있었다.

 

머잖아 이곳마저 옮겨야겠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좀 찹잡했다.

때로는 자존심도 상하고 때로는 화도 치밀었는데...................

현실은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스스로를 다독거리던 날들이

가을비속에 묻히기 시작했다.

하기사 변화는 진작 바라던바이었지만

마련한게 인간이라고 그래도 뭔가 미련이 남는가보다,

 

아마도 익숙한 것에 대한 떨쳐버리지 못하는

어떤 연 때문인가 보다하고 그냥 혼자 그렇게 생각했다.

갈수록  돈 버는 것도 왜 재미가 없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살벌해서 그럴까.....

전에는 그래도 자존심도 있고  긍지도 있었는데 .................

사는게 뭔지,

 

 

오늘밤은 왠지 배를 타고 지구 끝까지라도 갈 것만 같았다.

훨훨 날지못하면 배를 타고서라도 가보고 싶었다..

하긴 한평생 모든 것으로 부터 자유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영혼을 팔아서라도 가고 싶겠제 .....................

그러고 보니 그건 죽음밖에 없었다.

어쩌면 죽음은 영원한 자유를 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산다는 건 죽음보다 더 아름다운것인지도 모른다,

고민이 없다면 꽃도 사랑도 낭만도 제 맛을 모를게다,

그러고 보니 적막속에 내리는 가을비도 참 여유로와 보였다.

 

파도가 이는지 일렁이는 배들이 쉼없이 오르락 내르락했다.

어둠은 언제 사라져버렸는지 날이 밝았는가보다,

눈을 뜨니 간밤의 풍경만이 머리속에 소롯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