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정란 作
with Astrid,,,,,,,,,,,,,,,,,
아침바다는 너무 고요했다.
지난 여름 그 많던 벌거숭이 여인네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
백사장은 텅비어 있었고 파도는 끊임없이 밀려왔다가 밀려갔다.
러시안들만 몇몇이 바다수영을 즐기고 있었는데
누군 아침부터 이쁜 미인을 끌어안고 물속에서 키쓰를 하고 있었다.
아스티리드(Astrid)는 독일인이었는데
그녀는 31살에 키가 큰 미인이었다.
우리 두 사람은 아침에 만나 저녁 늦게 까지 하루종일 붙어 다녔다.
처음엔 지도 나도 어색했지만
한동안 쓰지도 않던 영어를 12시간이나 지껄이고 나니까
나중엔 빠다를 안쳐도 발음이 저절로 양키스타일처럼 매끄러웠다.
2년전에 부산 국제 영화제에 잠시 다녀갔다는데
올만에 다시와서 그런지 구경할게 많은 것 같았다.
작은 쪽지에 그녀가 가고 싶은 곳을 빽빽히 적어왔다.
해운대/ 달맞이 고개/ 송정해수욕장/ 안남공원/ 범어사/ 통도사/용궁사
남포동/ 광복동/ 자갈치 등등 쪽지만 서너장이 되었다.
일단 오늘은 송도해수욕장과 안남공원을 산책하기로 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자갈치와 광복로를 구경하고 점심을 먹은 다음
오후엔 동래 범어사까지 가보자고 제안 하였다.
사실 설 사람들이나 타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태종대 이상으로 아름다운 곳이 송도 해수욕장이었다.
특히 송도 해수욕장과 맞붙어 있는 안남공원은
오래동안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여 있었기 때문에
해변을 따라 구름다리랑 산책로를 한바퀴 휘돌면
적어도 2-3시간은 족히 걸렸는데
바다를 아주 가까이서 보고 싶은 사람들이나
연인과 함께 오데 데이트 코스 없나하고 두리번 거리는 사람은
욜로오면 틀림없이 오빠야 우예 요리 좋은델 아노하고
여자가 스스로 뽀뽀를 해줄거다.
누구에게나 한번쯤 해변을 따라 걸어보라고 추천하고픈 코스인데
이미
에스트리드는 풍광에 취했는지
원더플을 연방 입에 달고 다니더니 나중엔 파라다이스 수준이라고
극찬을 하였다.
점심을 먹고 한두시간 휴식을 취한뒤에
B&C 빵집에 들려 밤식빵을 하나 산 다음 범어사로 갔더니
이미 시간이 다 되어서 그런지
해질녘 산사는 너무나 고요하고 평화롭고 고색창연했다.
우거진 소나무와 대나무사이를 옆에두고
대웅전이니 크고 작은 법당들을 돌아보며
짧은 영어실력이지만 대강대강 여기는 무슨 방이고
한국건축의 멋은 뭣이고
담이 낮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설명을하였더니
이 벽안의 아가씨가 거의 넘어가는 시늉을 하며
설보다 너무 멋있다고 거의 까무라쳤다.
놀라운 것은 12시간 붙어 있어서그런지
두 사람은 어느새 정이 들었는지 오랜 친구처럼
손을 잡고 광복로와 남포동을 휩쓸고 다니면서
이곳저곳을 두리번 거렸더니
왠 못생긴 남자가 저렇게 아름다운 미인하고
우째 저렇게도 다정하게
영어를 지껄이면서 다니는지,,,,,하고 그게 다들 신기한 모양이었다.
(하기사 부러워할만도 했지.............................ㅋㅋㅋ)
(실은 자세히 들으면 순엉터리 영어인데...ㅋㅋ 그래도 잘도 지껄이며 돌아다니니
우예 안 부럽겠노 ㅋㅋㅋ)
그나저나 남여란게 원래 그런건지
아니면 마음만 있으면
서로 필이 통하는건지 하루종일 같이 다녀도 피곤하지도 않고
의사소통이 안되어 곤욕을 치루지도 않았는데
역시 사랑(?)은 국경도 나이도 없는 모양인지
어젠
그야말로 해피데이였다.
(그렇다고 쌍심지 켜기 없기여 .......
그냥 대한의 남아로서 애국시민으로서 자랑스러운 부산싸나이로서
몸바쳐 가이드한 것뿐잉께..................
그라믄 나도 부산 가면 그렇게 해줄끼가 ....................하면
고건 쪼매 생각 해봐야겠지만
설마 쪽박이나 깨겠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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