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81 / 달맞이 고개

커피앤레인 2007. 11. 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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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고개,,,,,,,,,,

 

 

 

벚나무 낙엽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길은

오늘따라 더 고즈넉했다.

이따금 바람이 불면서 붉게 물든 단풍을 떨어뜨리면

낙엽은 어느새 길한켠에 레드카펫을 준비했고

송정으로 넘어가는 달맞이 고개는

한참 가을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그새 누군가 열정을 �아 부었나보다.

새로운 작품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갤러리 풍으로 지어서 그런지

건물들이 꽤나 세련되 보여 보기에도 기분이 좋았다.

역시 숲을 이해하고 여백의 미를 살린 것 같았다.

 

해운대의 한낮은 의외로 너무 따뜻했다.

바바리 코트를 손에 들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는 백사장을 따라 걸었더니 모래를 실어다 나르는 파도도

오늘만큼은 무척 얌전했다.

새로 정착할 오피스텔을 한번 둘러보고

나온김에 동백섬을 돌아 누리마루에 갔더니

중국 관광객들이 꽤나 많이 몰려있었다.

중국말을 주고받으며

쌍쌍이 짝을 지어

이/알/싼 / 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우리말로 하면 하나/ 둘/ 셋과 같은 말이었다.

피카소 갤러리 강여사는 전시회 중인데도

잠시 들려 인사를 했더니

선생님 같은 분이 이리로 오시면 너무 좋겠다고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었다.

 

 

저녁무렵 누리에에는

마지막 낙엽제에 취한 사람들이

내년을 기약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꽁지머린 친구들과 어울려 낯선여인을 데리고 왔는데

역시 술집은 새로운 사람이 와야 분위기가 살았다.

이미 해운대 바닷가에서 친구랑 어울려 소주랑 문어랑

마신 탓인지 어젠 이 넘도 말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술은 참 좋은거였다. 그나마 모든걸 잊게 해주니...................

물론 그 탓만 아니겠지만 암튼

술기운에 잤는지 정신없이 자고 일어났더니 어느새 날이 훤이 밝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