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88 / 니 와 우노,,,,,,,,,,,,,,

커피앤레인 2007. 12. 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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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와 우노  .................

 

 

 

겨울 연병장은 칼바람이 불었다.

그는 천천히 비행장으로 걸어왔다.

고향이 울산이라고 하였는데

이제 막 일병을 달고 동해안 방어 사령부로 복무 명을 받아 온 모양이었다.

그해 물치 앞 바다는 참 추웠다.

지금 생각하면 까마득한 옛날 얘기지만 나는 제대말년으로 그와는 불과 몇개월 남짓

같이 근무했던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제대후 어느날 부산 국제시장에서 다시 만나 형아 아우야하고 지낸게 벌써 언젠데

그도 이젠 딸이 시집을 갔다고 하였다.

세월은 그만큼 빨랐다.

 

 

토요일 오후 풍성한 기도원은 한가했다.

다음날이 주일이기 때문에 영옥집사가 낼 먹을 찬거리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넘이사 그 교회 교인이아니라서 교회내부 사정은 잘 모르지만 암튼 신도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식당집기들도 그만큼 늘어났나보다.

며칠전엔 김치 냉장고를 들여놓았다고 자랑을 하였다.

보아하니 겉으론 새것처럼 보였는데 실은 중고라고 하였다.

문제는 중고 김치 냉장고가 들어오면서 배치가 좀 그랬다.

개수대와 불펜은 제대로 되어있었는데 조리대와 냉장고들이 제 각각이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냉장고와 조리대 위치를

다른 방향으로 놓아라고 하였더니 이해가 잘 안가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경험 많은 조교로부터 실습을 받듯이

이리저리 방향을 옮겨주었더니 주방이 전보다 훨 넓어보이고 동선도 엄청 짧아졌다고 좋아라했다.

 

 

 

저녁무렵 광복로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용문이는 이제 막 문을 닫을 채비를 했다.

지나치다 잠시 들렸더니 형아 ,,,,,,,,,,,,,,올만에 소주나 한잔하자하고 손을 끌었다.

그러고 보니 그와 만난 인연도 꽤나 오래된 것 같았다.

그는 자주 군대 이야기를 끄집어 내었다.

아들이 벌써 육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어제부로 대위계급장을 달았다고 하였는데

술이 조금 취하자 그는 자주 눈물을 보였다.

니 와 우노하고 .....물었더니 지난 몇년간이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그간의 사정을 얘기했다.

그나마 그는 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역시 감성이 풍부한 녀석은 아무래도 좀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울지 않았다.

녀석은 헤어지면서 존경하는 형아 .....................절대 자존심만은 잃지마래이 하면서

신신당부했다.

그래 알았다 . 형이 누구고 걱정마래이................하고 헤어졌는데

그는 아직도 저거 부부가 울 아파트에 왔다가 놀다간걸  잊지 못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