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36/ 겨울비가 내렸다.

커피앤레인 2008. 1. 2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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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

겨울비가 내렸다

 

 

 

밤새 겨울비는 그칠줄 몰랐다.

간간이 바람이 부는지 비는 사정없이 유리창을 후려치곤했다.

전기 장판을 깐 덕에 등드리가 따스하자 나는 침대에서 거의 꼼짝도 하기 싫었다.

겨울비는 저혼자 밤새 저리 내리다가 싱거우면 또 지 혼자 가겠지하고

눈을 감았지만 낼 새벽부터 일꾼들이 올 걸 생각하니

밤새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이젠 년수로 보아  왠만한 일은 이력도 날만 한데

이 넘의 일은 언제나 새로운 일을 만나면 마치 갓 입사한 신입 사원처럼

두려움과 긴장이 앞섰다.

아마도 잘해야지 하는 강박관념 때문 인 것 같았다.

 

 

어젠 하루종일 교회에 머물러 있었다.

내가 다니는 교회는 자그마한 산골 교회인데

도심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은 교회였다.

나는 천성이 가난하고 무슨 원수가 졌는지 이런 교회가 좋았다.

신도라해봐야 겨우 5-60명이 불과한데

원장님은 키도 조그마하고 몸집도 아주 작았지만

강단만은 남자 못지않게 대단했다.

그 자신이 오래동안 병을 앓아서 그런지

병든자의 심정을 누구보다 더 잘 헤아리는 것 같았다.

우린 매일 저녁 9시에 같이 합심기도하기로 했다.

 

 

저녁무렵 모임에 갔다가 돌아오니 영옥집사가 김치 한 박스를 주었다.

교회서 담은 김장김치인 모양이었다.

간간이 밥을 해먹거나 라면을 끓여먹으면 같이 먹으라고 주었는데

비닐로 플라스틱 박스를 여려겹 샀다는데도 불구하고 김치 익은 냄새가

제법 솔솔 코에 기어들어왔다.

다들 가난했지만 인정만은 그래도 참 많은 사람들이었다.

내달초에는 청년들이 동기수련회를 한다고

원장님이 1시간짜리 강의를 해달라고 했다.

몇명이 모이는지는 잘 모르지만 줄잡아 20명도 채 안되는 것 같았다.

수준이 어느정도 인지도 모르면서

선뜻 강의를 한다는게 그렇고 그랬지만

부탁을 거절할 수도 없어

벌써부터 긴장이 실실 대었다.

 

 

그새 비가 그친 모양인지 사방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다.

난로에선 여전히 바알간 불꽃이 피어올랐고

어둠이 물러가면서 바람도 다소 잠잠해진 모양이었다.

일꾼들은 비가 오기때문에 한시간 더 늦게 도착하라고 했는데

이제 서서히 차비를 채려 현장으로 가봐야 할것 같았다.

역시 일을 한다니 생기도 돌고 기분도 좋았다.

오늘은 컷팅만 하기 때문에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겠지만

새해 첫 스타트가 목회실이라서 그런지 여늬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물론 돈은 안되지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