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669 / 긴장이 풀린거가

커피앤레인 2008. 2. 24. 18:51

 

김 충순作

 

35209

 

2008/2/24

긴장이 풀린거가

 

 

 

잠자리가 너무 편한건가 ?

아니면 긴장이 풀린건지 새로 이사하고 난 뒤론

한번도 새벽에 일어나질 못했다.

전에 있던 곳은 환경적으로는 여기보다 훨신 더 열악하였는데도

새벽 3-4시면 꼬박꼬박 일어나

묵상도 하고 기도도 하였는데

오늘도 일어나니 시계가 벌써 아침 8시를 알리고 있었다.

 

 

하긴 책읽고 중국 드라마보고 밤 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으니

잠을 잔 시간으로만 따진다면 그나마 이해도 되었지만

그래도 너무 늦게 일어나니 왠지 기분이 찝찝했다. 

 

 

암튼 옷 매무새를 고치고 교회에 들렸다가

오후엔 누군가 입원해 있다하여 병원에 들렸는데

하필이면 엘레베이트가 타자마자 고장이었다.

3층을 누르고 문을 닫자마자 1층 반쯤 올라가더니

엘레베이트가 한차례 덜커덩거리더니 꼼짝달삭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일행이 여럿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만약 여자 혼자 엘레베이트를 탔다면 얼마나 놀랬을까 생각하니

엘레베이트 타는 것도 마냥 좋아할 일 만은 아닌 것 같았다.

 

 

오늘은 기도원 원장님 생일인 모양이었다.

영옥집사가  찰밥에다 떡도 했는데 홍어회가 일품이었다.

가난한 교회이지만 부자들이 모이는 곳 보다는

훨씬 정겹고 사랑도 많고 관심도 많아

좋은게 하나 둘이 아니었지만

대신 서로 너무 빤하다보니 모든게 조심스러운게 흠이었다.

 

 

삼실에 돌아오니 이미 해가 지려는지 주일 오후의 햇살이

여늬 때 보다 더 부드러웠는데

도시는 곧 적막속에 잠길게 뻔했다.

티비를 잠시 켰더니  

나라는 대통령 이취임식이라고 온통

떠나는 사람 들어오는 사람을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정신들이 없는 모양인데

이 넘은 저녁밥 먹을 걱정부터 먼저 해야하니

서민들의 삶은 언제나 그 나물에 그 밥인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