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혜연 作
2008/4/16
봄비 내리는 새벽
오늘따라 일찍 잠이 깼다.
잠시 바깥을 내려다보니 호텔은 여전히 불이 켜져있었다.
봄비가 오는지 옥상은 제법 물기가 가득했다.
4시 15분 .........
목욕탕 문을 열려면 아직은 한시간 이상 더 기다려야했다.
연 이틀동안 흉악한 꿈을 꾼 이후라 그런지
간밤엔 꿈도 안꾸고 잠도 잘오고 몸도 개운했다.
살순이는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그녀를 그렇게 불렀다)
땅은 참 잘 산 것이라고 했다.
1년만 지나면 그 값어치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며
저녁내내 걱정 하지말라며 여러 말로 위로했다.
주위는 아직도 캄캄한데
봄비 소리가 유난히도 또렸했다.
오늘 낮엔 한 소장을 만나 올만에 점심도 같이 하고
설계문제도 의논해봐야겠다.
과연 빌라를 지으면
어느정도 채산성이 있는지
그것부터 알아봐야겠다.
한 소장은 오래동안 그곳에 살았기 때문에
나보다도 그쪽 지리에 훨 밝을게 분명했다.
하긴 금방 지을 것도 아니면서
예비 설계를 뽑아보라고 하면
벌써부터 김치국 부터 마시는 것 아니가 하고 웃겠지만
사람 일이라는게 미리미리 대비해서
나쁠건 아무것도 없잖은가.
(하긴 내하기 싫은 걸
지한테 맡기는격이 되어 조금은 미안하지만 ...)
비가 오는데도 배가 떠나는지
뱃고동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가끔은 새벽녘에 일어나 뱃고동 소리를 들으면서
커피 한잔 하는 즐거움도
꽤나 괜찮은 것 같은데.
그나저나 비는 ........................
오늘 하루죙일 내리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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