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774 / 난 오빠야 하고 결혼할란다

커피앤레인 2008. 6. 11. 18:30

 

이 경애 作

 

38189

2008/6/11

난 오빠야 하고 결혼할란다

 

 

 

 

 

- 난 오빠야 하고 결혼할란다

-고게 몬 말이고

-오빠야는 우예 그리 감각이 뛰어나노

-그라믄 디자인 한다는 사람이 그런 감각도 없으면

몬 일을 하노

-오빠야는 노래도 잘 부르제

감각도 뛰어나제

매너도 좋제

도대체 못하는게 모꼬

- 젤 못하는건 돈을 못 버는거다

-그라면 쪼매 곤란하겠네

마 시집 안갈란다

-문디 가스나

누가 오라 했나.....

 

 

 

하긴 아주 적은 돈으로

커피숍 분위기를 확 바꾸어 주었더니

저거딴엔 기분이 너무 좋은지

어제 밤에도 저녁을 산다고 또 야단법석을 떨었다.

 

 

주위에서도

어떻게 그 돈으로 그리 예쁘게 바꿀 수 있느냐 하고

놀라워 하자 초저녁부터 아는 손님들이 찾아와

양주를 몇 병 팔았는지

오늘밤은 지가 쏜다며 술이 거나하게 오르자

오빠야 내하고 결혼하면 안되겠나하고

야지 아닌 야지를 또 실실 넣었다.

 

 

 

한데 고 넘의 돈이 몬지

돈을 못번다하니까 마 없던 일로 하자하면서

요 뇬이 꼬리를 살짝 내렸는데 ......................

 

 

그나저나 고마우면 고마웠지

모한다고 비아그라를 건네주는지

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않되었다.

 

-야 이거 오데 쓰라고 주는건데

-오빠야 요건  진짜 비아그라다

그러니 오빠야가 꼭 필요할 때 쓰라

그런데 이것 먹고 한 두어시간 지나야 효력이 나타난다 하더라

그래서 오빠야 한테 특별히 주니까

언니한테는 비밀로 해라이

-야 난 그런것 필요없다

있는 정력도 다 못써서 쩔쩔매는데

그것 먹고 그게 안 사그라들면 우얄끼고,,,

-고건 오빠야가 알아서 해야지

내가 우야겠노

 

 

암튼 디자인이란 직업은

디자이너 역량에 따라 전혀 다른

아름다움이 연출되기 때문에

있는걸 잘만 활용해도 전혀 다른 연출이 가능했다.

 

 

해서 천덕꾸러기 같은 화분도 이리저리 제 자리를 잡아 

배치를 했더니

마치 정원에 들어선듯 모든게  멋이 있고 우아해 보였다.

대신 필요없는 것은 과감히 내버리라 권했더니

그들도 눈이 있는지 고도의 절제미와 여백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몸소 깨닫고 난뒤에는

그 구질구질한 화분과 액자들을 제다 갖다 내 버렸는데

 

 

-여자나 집이나 가꾸기 나름이라더니

진짜 그런가베

그나저나 오빠야 ......................................

오빠야는 얼굴도 잘생기고 노래도 잘하고 

감각도 뛰어나는데 허구한날 혼자 그렇게 떨어져서 살면

여자 생각이 안나나

설마 누구처럼 밤마다 손빨래 하는건 아니겠제

-손빨래 ?

그게 몬데

-아이고 이 오빠야 봐라

손빨래가 손빨래지 아직도 손빨래도 모르나

그게 모꼬하면 밤에 지혼자서 하는 걸 손빨래라 한다.

-아 그런거가

하지만 오빠야는 중 고등학교 때는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것 안한다.

밤에 한잔하고 나면 자기도 바쁜데

어느 세월에 손빨래 하고 있을꺼고

그리고 

정 하고 싶으면 마눌 곁으로 달려가면 되지 그게 모가 걱정이고

-언니  설 산다며?

-응

-그라믄 설 가기도 전에 다 식어버리겠다.

-식어버리긴

그나저나 문디 가스나 아이가

니는 생각 한다는게

우예 그리 그것 밖에 아는게 없노

하기사 그 것 빼놓고 나면 인생이란게

몬 재미가 있을까.

수도승도 아니고,,,,,,,,,,,,,,,,,,,,,

( 언뇬처럼 밥만 먹고 살 수 있나 하더니만

진짜 밥만 먹고는 다들 못 살겠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