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07 / 인간 진짜 천태만상이네

커피앤레인 2008. 7. 16. 20:14

 이 경애作

 

39148

 

2008/7/16

인간 진짜 천태만상이네

 

 

 

집 수리를 하다보면 특히 잔토가 많이 나왔다.

그러다보니 건축현장엔 폐자재들이 즐비했는데

요즘같이 쓰레기 처리가 골치 아픈 때는

폐자재 처리 비용도 꽤나 만만찮았다.

 

 

한데 더 가관인 것은 1톤 트럭 하나만 달랑 가지고

달동네에 살면서도 이게 돈이 된다 싶으니까

여간 배짱을 부리지를 않았다.

 

 

물론 현장 규모가 크고

공사금액이 크면

굳이 영세상인을 부를 필요가 없겠지만   

조그마한 집을 수리할 땐  

그나마 그게

입의 혀 같이 요긴하게 쓰인다고   

걸핏하면 불렀는데 .

 

 

 

요 넘들은 원래부터 무식한건지

아니면 돈 앞에는 의리고 지랄이고 인정사정도 없는지

걸핏하면 배짱을 부렸다.

 

 

 

해서 오늘은 올만에 된소리를 좀 했더니

한 넘이 그라믄 지는 안할랍니더 하고

패낳게 줄행랑을 쳐버렸다.

 

 

 

그러다보니 폐기물은 치워야겠고

다른 장르의 일꾼들은

이 잔토 언제쯤 치울건데예 해사면서

저것도 짜증이 나는지 계속해서 물어댔다.

 

 

마 조금만 참으라이

내 퍼뜩 한 넘 불러올게 ............................

 

 

한데 갑자기 폐기물 처리하는 넘을 구하려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돈은 얼마줄건데요 ...................하고

그것부터 따져 물었다.

 

 

해서 한차에 얼마 주겠다 했더니

내 돈 주고내 뺨 맞는다고

노가다 경력 30년의 나보다 저거가 더

큰 소릴 뻥뻥치면서 요즘 일이 너무 많아

거기까진  갈수 없다나 우짠다나.

 

 

 

옛말에도 없는 넘일수록 허풍이 세다 했듯이

뻔히 삼실에 앉아 떼거리 걱정을 하면서도 

저거 마누라 고생하는 건 하나도 눈에 안들어오는지  

전화거는 쪽쪽 시건방을 떨었는데

 

 

나중엔 나도 열이 받쳐

-마 니 아이라도 얼마던지 치울 사람 있으니까

그만 알았다이  .....................하고 전화를 탁 끊었더니  

저거가 더 섭섭하다나 우짠다나 ....

 

 

암튼

-야 문디같은 넘들아  

오데 대한민국에 너 혼자만 사는 줄 아나  

아침 일찍 일을 하러 나왔으면

일꾼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최선을 다하면 될낀데

그것도 직업이라고 몬 세설이 그리도 많노....

 

 

살다보면

이런 현장도 만나고 저런 현장도 만나기 마련인데

너거는 평생 그 짓하면서 밥 빌어먹고 살꺼가

 

 

너거 마누라는 그래도 꼬래 남편이랍시고

따뜻한 밥 먹여 새벽부터 내보냈는데 

열심히해서 한 푼이라도 더 벌어갈 생각은 안하고

놀 생각만 하니

그럼  미친 지랄한다고

그 비싼 기름때고 왔다 갔다하나 .....

 

 

 

진짜 인간 천태만상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