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09 / 무지 덥데이

커피앤레인 2008. 7. 18. 16:30

 서 혜연作

 

39189

2008/7/18

무지 덥데이

 

 

 

진짜로 무지 덥네

잡부 한 넘이 새벽부터 연장을 갖고 온다더니만

오데로 샜는지 8시가 넘도록 오지 않았다.

해서

_보소 김사장 사람을 보낸거요

아닌거요 했더니

-아이고 사장님 연장 갖고 나간지가 두시간이 넘었습니더

-그런데 와 안오는데

-그러게 말입니더

휴대폰도 안되네예

-그라믄 알았으니까 연장 갖고 도로 돌아가라 하소

난 그런 일꾼 안 데리고 씁니다

-아이고 사장님 죄송합니다

-죄송이고 뭐고 두번 다시 이런식으로 일하면

김사장하고는 거래 끝인줄 아소

-아이고  죄송합니더 사장님

 

 

모진 넘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더니

날도 더운데 온다는 넘은 감감 무소식이고

일은 해야겠고 해서

이 고급 인력이 마지못해 삽을 들고 마대에 흙을 담았더니

땀이 비오듯 했다.

 

 

하지만 낼 조적공들이 들어올려면

현장을 대충이라도 치워둬야 하기 때문에

체면이고 뭐고 다 내버리고 일을 하는데

오늘따라 왠 인간들이 그리도 많이 찾아오는지 ...............

 

 

-더운데 쉬엄쉬엄 쉬어가면서 하이소 하는 넘이 없나

-아이고 사장님도 삽질 할줄 아는가베 하고

야지 아닌 야지를 넣는 넘이 없나

아무튼 오는 넘 마다 제다 한마듸씩 하곤 돌아갔다.

 

 

그렇던지 말던지 일단 현장에 온 이상

깨끗하게 정리는 해야지 하고  

곡갱이로 돌을 고르고 삽을 떠서 흙을 마대에 담았더니  

땀이 많이 나서 그렇지 일은 그리 어려운건 아니었다.

 

 

하지만 땡볕에 그것도 일이라고

7-8시간 삽질을 하고 나니까

겉옷은 물론이고 팬티까지 다 젖었길래

작업실에 돌아오는 즉시 팬티 까지 홀라당 다 벗고

머리부터 감았더니 아이고 우예그리 시원한지 ......

 

 

역시 여름엔 찬 물이 최고였다.

 

 

 

원래 이 넘은 높는 곳을 좋아해서 

작업실도 빌당 맨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아무리 발가벗고 돌아다녀도

누구하나 시비하는 넘도 없을뿐더러  

주변이 제다 발아래 있어서 훔쳐볼 넘도 없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어느날 보니까 바로 곁에 있는 부산타워에서

망원경으로 내려다 보면 

오줌 누는 것 까지 다 보이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나뭇잎으로 뭐가리듯이

반바지만 살짝 걸치고 허연 속살을 드러낸체

구리빛 살갗을 함 만들어봐야지 ....................................하고

햇살 사이로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워낙 운동을 안해서 그런지  

문득 젖꼭지와 뱃살을 함 쳐다보았더니

이건 근육질이 아니라 완전히 삼겹살이였다.

아이고 챙피하라  .....................................

운동을 해야지 운동을 .

(역시 몸매를 알려면 창피하던지말던지 한번씩 벗어봐야

제 멋을 알 것 같았는데 그래서 여자들은 다 벗고 다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