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23 / 큰 스님은 오데 가셨나베

커피앤레인 2008. 8. 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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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8/1

큰 스님은 오데 가셨나베

 

 

 

올만에

산사에 들렸더니 큰 스님이 오데 가셨는지

절은 그야말로 적막강산이었다.

 

 

이따금 이름 모를 산새 한마리가

몬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소리로

계속해서 울어댔다.

저 넘은 전에도 그렇게 울어댔는지

사람이야 오던지 가던지 지 할 짓만 계속했는데....

 

 

하기야 속세의 일을

지가 안들

무슨 소용이 있게냐마는 그래도 그렇지

요즘 산문을 닫니 마니 해샀는다는데

저 넘은 눈치도 없나보다. 

 

 

 

그나저나  조계종 총무원장님은

어딜 그렇게 급히 가실려고 그러다가 

차 드렁크까지 검문을 받았는지.................

 

그게 또 시국이 시국인지라

경찰은 경찰대로 검문을 한답시고

이 땡볕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텐데

 

 

조계종은 조계종대로

이 무더운 날씨에 그렇찮아도 짜증스러울텐데

느닷없이 불청객이 불쑥 찾아와

나 좀 살려주이소하고 몸을 피했으니

 

 

법력이 높으신 총무원장님인들

독립투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중생이 찾아와 잠시라도 피할 곳을

청하는데

매냥 모른체 하고

나무아미 타불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하기는 정부나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러다보니

일이 꼬일려고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정부는 정부대로 공권력을 무력화시킨

범법자들이오니

부디 도량이 높으신 큰 스님께서

우짜던지 저들을 설득해 돌려 보내주십사 하고 애원을 했고

 

 

큰 스님은 큰 스님대로 

스님 그늘 밑에 몸을 숨긴자들이

한사코 안나가겠다고 떼를 쓰니

법력인들 무슨 효력이 있으며 

공권력인들 무슨 뾰쪽한 수가 있겠냐마는

 

 

그러다보니   

자연히 절 안밖이 더욱 어수선하야.....................

이 꼬라지 저 꼬라지 안볼려면

산문을 닫는게 속 편하다하고  

산문을 닫으려하는가 본데

 

 

산문을 닫는거야

원래 집 주인의 권리이지만

그라믄 이 더운 날에

속절없는 세월에 속아속아

간이 다 타버린 울 같은 중생들은

도대체 오데로 간단말인가.

 

 

원래 불교에서는 

모든게 다 인연법에 따라

맺어지기도하고 찢어지기도 하는 법이라 가르쳤거늘 

기분이야 좀 상하시겠지만

그들도 공무를 본답시고

큰 스님 차 드렁크를 좀 연 것이니

노여움도 푸실만 하건만

 

 

그걸 또 종교적 편향이니 모니해사면서

시국법회를 열어야한다느니 우짜니 해사면서  

연일 아랫사람들이 야단법석이니

 불교계도 예전처럼 그리 고요하지만은 않은지  

전혀 여유가  없어 보였다.

 

 

 

 

 

그래도 그렇지

행여 성철 스님같이 큰 스님이 계셨더라면

설마 그렇게 까지야 갔겠나

 

 

원래 출가한 사람들은

속세의 일이란게 다 덧없다 했거늘

세상일에 뭘 그렇게도 자꾸 열을 내며

시시콜콜 따지는지  

내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일은 이해가 잘 안되었다.

(차라리 큰 스님이 대통령에게 한 마듸만 해도 고쳐질걸 가지고)

 

 

하기사 무지렁이 같은 이 넘이사

뭘 알면 얼마나 알겠으며

배웠다 해봐야 얼마나 배웠겠냐마는

 

 

그래도 그렇지 

성철스님이 계셨으면

사(私)보다는 공(共) 을 앞세우고

공(共)보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 앞세웠을텐데

 

 

왜 울나라 불교계는 걸핏하면

산문부터 닫으려하는지 ..............................

 

 

그나저나

큰 스님은 오늘 오데 가셨노.

속세와 출가가 거기서 거기인데

오늘따라 산새들이 저렇게 슬피 우는 걸 보니

....................................

저 넘들도  

요즘 산사가 너무 시끄러우니

지도 몽니를 부리는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