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26 / 아 신라의 달밤이여

커피앤레인 2008. 8. 4. 09:49

부산 남항대교( * 이 다리는 자갈치 앞 바다를 가로질러 송도와 영도를 잇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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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8/4

아 신라의 달밤이여

 

 

 

자갈치 아지매들은

요즘은 장사가 그래도 좀 되는 것 같았다. 

예전에 비해 시장도 많이 깨끗해지고

주변도 잘 정리가 되었지만

무엇보다 남항대교가 생기고 부터 야경을 구경하러

나오는 손님들로 북적대다보니

자연히 나온김에 횟거리도 좀 사가고

씹은 쇠주에 꼼장어 한 접시라도 더 먹는다고 하였다.

 

 

그러다보니 그 주위엔 단란주점보다

노래연습장이 훨 많았는데

꽤나 자주오는 아짐씨들은

이미 그 동네를 다 꿰고 있는지

 

야야 거기는 마이크가 파이다 해사면서

이 집 저집을 골라 다녔는데

하기사 저마다 짝을 맞추어 오던가

아니면 하다못해

계꾼이니 친척들이니 동창끼리라도 조를 맞춰오다보니

이 넘의 동네 노래연습장은 언제나 가도 늘 만원이었다.

 

 

어제 오후엔

 일요일인데다가

할 일도 별로 없고해서

올만에 해운대에나 나가서 

데이지님 말대로 탄 삼겹살인지

구운 삼겹살인지는 모르지만

몸매를 좀 만들어봐,,,,,,,, 하고

혼자서 길을 나섰는데

 

 

 

아무리해도 가고 오는 시간이

넘 많이 걸릴 것 같아

나선김에 엎어지면 코 댈 곳에 있는

송도해수욕장에 갔는데 

 

 

그래도 해수욕장 간답시고 

 내 딴엔 한 폼 잡는다고

무늬가 든 진 노랑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거기다가 벙거지 모자에다가 선그라쓰 까지 썼더니

이건 완전히 설서 내려온  귀족 피서객이었다.

 

 

 

해서 나온김에

올만에 버스도 함 타보자하고

시내버스에 올랐더니

역시 울나라는 좋은 나라였다.

버스 안이 내 작업실 보다 더 깨끗하고

시원한게 차라리 하루종일 뱅뱅 돌았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렇던지 말던지

일단 물속에 몸이라도 함 담가보자하고 

해수욕장 앞에서 내렸는데

 송도 해수욕장은 외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부산에서는 젤 역사가 깊은 해수욕장이었다.

 

 

일제시대엔

그나마 일본 귀족들의 유일한 휴양지 였는데 

생활 폐수 땜시 떵물이니 뭐니 하는 바람에

사람들로 부터 한동안 외면을 당하다가 

몇해전에 지자체에서 거액을 들여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하고 난 뒤부터는

이젠 해운대 못지않더라 해서인지

전국에서 쭉쭉빵빵들이  몰려 들였는데 ................

(값도 싸여 ...탈의실이 2,000원 샤워비 1,000원이면 모든게 끝 )

 

 

암튼 참 잼있는건

 여자들은 지 몸매에 자신이 있으면

언제 니가 내 몸매를 볼꺼고

요때 실컷 좀 봐 둬라 ................하는지 

참 도발적이었다. 

 

 

 

솔직히 말해

내사마 공짜니까 이런 횡재가 또 오데 있겠노 마는

(젖꼭지하고 궁뎅이만 살짝가렸는데

누가 그런걸 쉽게 보여주겠노)  

그 중에도 또 군계일학이 있는지

아니 이게 모꼬............. 하고

눈이 확 부시는 여자는 따로 있었다.

 

 

해서 조금은 호기심 반 

조금은 엉큼한 맘 반

 이래가지고

서서히 가까이 함 가봤더니

 

 원래 인간이란게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이 있다고

지도 내가 질 보고 좋아하는줄 아는지

왜 ? 나 이뻐요 ? 해사면서

계속해서 이 넘 주위를 왔다리 갔다리 하며

고무보트 노를 저었는데 

 

 

멀리서 남편이라는 작자가 가만히 보니까

 

 

아니 오데서 저런  늑대가 나타났지 ?,,,,,,,,,,,,,,,,,,,,,,,,,,,,하고

눈치를 긁었는지

 

 

어 이게 모꼬

낌새가 좀 수상하네

조 뇨자  저거 그새 눈이 맞았나 하고  

패 낳게 쫓아오더니

 

 

 

지 마눌 주위를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여보,,,,,,,,,,,,,,,,,,,,,,,좋나 ?

해사면서 안해도 될 말을 계속 씨부렁거렸다.

 

 

(애고 오늘 큰 맘 먹고 작업 함 해볼려고 했더니만

임자 있는 몸이었나 보네.

 마 작업은 다 틀렸는 갑다 하고 

서둘러 나오는데   

나중에 보니까 남편에다가 애 둘에다

그것도 모자라 언니 형부 저거 아부지 저거 엄마까지

다 출동을 한게 아닌가..................

 

 

와 하마트면 큰 일 날뻔했다이

안맞아 죽은 것만도 다행이다 하고

실실 연장을 거두고 돌아오는데 어디서

이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신라의 달밤이여 해사면서

노래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귓가에 들려왔다.

 

 

보아하니

현인 가요제 본선무대가 곧 펼쳐질 모양이었는데

올해로 꼭 4회째라하였다.

근데 나만 몰랐지 알 사람은 다 아는지  

사람이 얼마나 많이 모였던지

나중에 보니까 송도 백사장이 안 보일 정도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하기사 영원한 오빠 현철이도 오고

김종환이도 오고 윙크와  샤이니가 왔는데

우찌 사람들이 안모이겠노.

 

 

한데 넘 잼있는 것은

현철이가 나오니 5-60대 아짐씨들이 꺼벅 넘어 가더니만

샤이니가 나오니

이번에는 10대 20대들이 거의 발광을 해댔다.

 

 

얘들은 이미 TV에 익숙한 모양인지

발광체로 쓴 푯말을 들고선

지가 좋아하는 머스마가 나오니까

 까악,,,,,,,,,,,,,,,,,,,,,,,,,,,,,,,,하고 거의 까무러칠 정도로

괴성을 질러댔는데

 

 

더 웃기는 것은 오늘 밤 만큼은 그래도

이 소리가 하나도 씨끄럽게 느껴지지 않은걸 보니  

나도 아직은 영원한 오빠 축에는 끼이는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그 여자는 오데 사는 여자일까 ?

이 무더위에 나도 더위먹었나

와이리 신경쓰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