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8/24
꿈을 가진 사람은 아름답다
디자인을 오래하다 보면
누구든지 두가지 유형의 사람으로 변했다.
돈이나 명성을 추구하던가 아니면 꿈을 추구하던가 .
하지만 세월이 그리 녹녹치 않다보니
때론 돈 욕심에 사람이 점점 이상해지거나
아니면 유유상종이라고
만나는 인간들이 또 그렇고 그렇다 보면
욕하면서 닮아간다고 자신도 모르게 그도
그들처럼 닮아갔다.
해서 때론 조금은 떨어져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 않은 것 같았다.
누군가 47평 아파트를 천만원을 들여 꾸며 달라고 해서
요구조건을 들어봤더니
벽지하고
마루판만 바꾸고 싱크대하고 화장실 욕조만 들어내면 된다고 하길래
니가 지금 제 정신이가 하고 했더니
저거 집 앞 집도 그렇게 수리했다나 우쨌다나..........
(봐라봐라 내 수리공 아니거던 ,,,,,,,,,,
그러니 딴데 알아봐라 일치감치 시간낭비하지말고 )
그나저나 ,,,,,,,,,
그 사람 누군지는 모르지만 참 존경스럽네
암튼 그 앞 집 꼬라지나 함 구경해보자하고 같이 갔더니
혹시나가 역시나 였다.
그래도 그 친구는 그게 좋다고 연방 떠들어 댔다.
일단은
니가 날 너무 좋아해서 찾아왔다하니
괄시는 못하겠고
니 돈 준만큼만은 해 줄테니
대신 후회는 하지마라이 하고
대충 몇 곳만 손을 봐주었더니
아무리해도 눈에 거슬리는게 많고
빈티가 줄줄 나는 것 같아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
해서 돈이 없는 사람은 아니니까
다른 건 몰라도 싱크대하고 거실 조명만은 제대로 된걸로 바꾸자 하고
500만원 정도 더 추가가 생기는데 니는 어떻게 생각하노 했더니
이게 아침 내내 지랄지랄을 했다.
-마 그럼 됐다.
니하고 입 섞어 얘기해봐야 그게 그거니까
니 말대로 싱크대는 그릇만 싰으면 되니까 젤 싸구려로 넣고
거실 조명도 대충 20만원짜리 헐찍한걸로 바꾸구자
했더니
이게 또 욕심은 생기는지 그건 안된다나 우짠다나 .........
(문디 지랄 안하나
니 돈은 아깝고 내 돈은 안 아깝제 )
할 말은 아니지만
내가 모 할 짓이 없서 너거 집에서
몇날 며칠을 이 자랄하고 있는 줄 아나
니가 워낙 날 좋아한다고 하니
그게 고마워서
그냥 무료라도 해주는데 하는 심정으로 꾸며 주고 있는데
개 거품은 왜무노...
이 인간아
화장실 하나만 올 수리해도 돈이 얼마나 드는줄 아나?
거기다가
고급 실크벽지에
바닥이라는 바닥은 모조리 강화마루판으로 다시 교체하고
그뿐이가 싱크대 교체는 물론이고
거실/부엌 /화장실 조명까지 다 바꾸면서
밉다고 명색이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손봐주었다고
포인트 준답시고
한 벽을 파벽돌로 장식하면
도대체 니가 돈이 얼마나 드는줄 알기나 아나
(외람된 말이지만 너거 아부지가 신이라도 이랗게는 못할끼다)
한데
아무래도 한번 수리하면 다시는 수리 하기 힘드니까
이왕하는 것
여자가 하루종일 기분좋게 일할 수 있도록
메라민 상판보다는
인조 대리석으로 상판으로 쓰고
가구는 올 화이트로
하이 그로시 뿜칠을 한 싱크대를 넣으면
집이 엄청 고급스러워 보일건데 ...............
꼴랑 그 돈 가지고 아침내내 그 지랄이가
-마 알았다 내가 살집도 아이고
너거가 알콩달콩 살 집이니
그게 하꼬방이던지 궁궐이던지
너거 원하는 대로 해 줄테니까 ............
두번 다시 말하지마라이
난 계약대로만 해줄게
이제부터 나도 신경 끊을게 했더니
그제사 이 녀석이 몬 눈치를 긁었는지
아이고 행님 그게 아이고예 .........해사면서
태도를 180도 바꾸었다.
-와...내가 행님 심정을 모르겠심니꺼
행님은 적은 돈으로
우야던지 잘해줄려고 하지만
지야 모 아는게 있심니꺼
그러니 돈이 더 들어간다니까
이게 또 몬 장난을 치는갑다하고 쌍심지를 켠건데
듣고보니 행님 말이 백번 맞네예
-마 씨끄럽다
계약대로만 내 해줄게 됐제
니가 정 모르면 1천만원 가지고
47평 아파트를 격조높게 꾸밀 넘 있으면
함 나와봐라 하고 광고를 돌려봐라
그 넘 나오면 내가 도로 1천만원 줄께 했더니 ............
-행님아 화 풀어라
나도 이 정도 꾸밀려면
최소한 2천만원 정도 이상은 드는 줄 알고 있다.
그나마 행님이 있으니까
내가 억지도 좀 부리고 때도 쓰는 것 아이가
미우나 고우나 행님이 날 동생으로 여기고
이렇게 신경을 써주니 내야 고마울 수 밖에
행님 열정은 내가 알잖아
솔직히 말해 그 돈 가지고
어느 개 아들 넘이 행님처럼 이렇게 해줄꺼고
-욜마 요것 봐라이
니 시방 모라했노
어느 개 아들 넘이라니
니 고 것 딴 넘 빗대어 가지고 내 보고 하는 말이제
-아이고 행님아 아이다
마 화 풀어라
-그나저나 이 문디 같은 자슥아
내 속으로 난 자식도 내 맘을 모르는데 니가 우예 내 맘을 알끼고
내가 돈 땜시 이 일을 했다면
벌써 손 놓았다.
그 넘의 꿈이 몬지
세상을 좀 아름답게 해보려고
내가 이리 뛰고 저리 뛰는데 ..........
겨우 생각한다는게
동네 장판 가게에서 벽지 바르고 마루판 깔고
몰딩 돌린걸 잘했다고 하니
배운바가 없으면 본바라도 있어야지
이 문둥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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