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선경作
2008/8/26
개 같은 날
살다보면 개 같은 날이 있었다.
딱히 말하기도 그렇고 그냥 침묵할려니 부아가 치밀고
해서 이 넘은 종종 바다를 찾았다.
바람은 쉴새없이 불었고 파도가 거칠게 일어났지만
어둠이 깔린 도시는 이미 저마다 사연을 가슴에 묻고
그렇게 야간열차를 타고 어디론가 다들 가고 있었다.
휴대폰 밧데리가 다 된 모양이었다.
이 시간만은 혼자가 더 그럴싸하여 휴대폰 조차 끈체 먼 바다를 바라보며 죽은 할매를 생각했다.
할매를 생각한 건 참 오랜 일이었다.
할매는 한 평생을 논 밭을 가꾸며 사셨기에
그렇게 정이 많은 모양이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울적할 때마다
인지상정이라고 사람은
어릴적 생각이 더 나는 모양이었다.
아마도 그 순수한 시대를 동경하는 것 보다는
더 없이 아무런 구김도 없이 살았던 그 시절이
자꾸만 눈에 밟혀서 그럴게다.
내일 또 다시 해가 뜨리라 했던 헤밍웨이를 생각하며
올만에 시가를 한대 물었다.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구수한 커피향이 조금은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동해안을 따라 야간열차가 지나가는게 보였고
누군가 열렬히 키쓰를 했다.
달콤할 것 같았다................................
나는 그들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리곤 다시 시가를 입에 물었다.
그래도 해운대 밤바다는 시원했다.
개 같은 날이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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