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36/ 꿈을 가진 사람은 아름답다

커피앤레인 2008. 8. 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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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8/24

꿈을 가진 사람은 아름답다 

 

 

 

디자인을 오래하다 보면

누구든지 두가지 유형의 사람으로 변했다.

돈이나 명성을 추구하던가 아니면 꿈을 추구하던가 .

 

 

하지만 세월이 그리 녹녹치 않다보니

때론 돈 욕심에 사람이 점점 이상해지거나

아니면 유유상종이라고

만나는 인간들이 또 그렇고 그렇다 보면 

욕하면서 닮아간다고 자신도 모르게 그도 

그들처럼 닮아갔다.

 

 

해서 때론 조금은 떨어져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 않은 것 같았다.

 

 

누군가 47평 아파트를 천만원을 들여 꾸며 달라고 해서

요구조건을 들어봤더니

 벽지하고

마루판만 바꾸고 싱크대하고 화장실 욕조만 들어내면 된다고  하길래

니가 지금 제 정신이가 하고 했더니

저거 집 앞 집도 그렇게 수리했다나 우쨌다나..........

(봐라봐라 내 수리공 아니거던 ,,,,,,,,,,

그러니 딴데 알아봐라 일치감치 시간낭비하지말고 )

 

 

그나저나 ,,,,,,,,,

그 사람 누군지는 모르지만 참 존경스럽네 

암튼 그 앞 집 꼬라지나 함 구경해보자하고 같이 갔더니

혹시나가 역시나 였다.

그래도 그 친구는 그게 좋다고 연방 떠들어 댔다.

 

 

일단은 

니가 날 너무 좋아해서 찾아왔다하니 

괄시는 못하겠고

니 돈 준만큼만은 해 줄테니

대신 후회는 하지마라이 하고

대충 몇 곳만 손을 봐주었더니

아무리해도 눈에 거슬리는게 많고 

빈티가 줄줄 나는 것 같아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

 

 

해서 돈이 없는 사람은 아니니까 

다른 건 몰라도 싱크대하고 거조명만은 제대로 된걸로 바꾸자 하고  

500만원 정도 더 추가가 생기는데 니는 어떻게 생각하노 했더니

이게 아침 내내 지랄지랄을 했다.

 

 

-마 그럼 됐다.

니하고 입 섞어 얘기해봐야 그게 그거니까

니 말대로 싱크대는 그릇만 싰으면 되니까 젤 싸구려로 넣고

거실 조명도 대충 20만원짜리 헐찍한걸로 바꾸구자

했더니

이게 또 욕심은 생기는지 그건 안된다나 우짠다나 .........

 

 

(문디 지랄 안하나

니 돈은 아깝고 내 돈은 안 아깝제 )

 

 

할 말은 아니지만

내가 모 할 짓이 없서 너거 집에서

몇날 며칠을 이 자랄하고 있는 줄 아나

니가 워낙 날 좋아한다고 하니

그게 고마워서

그냥 무료라도 해주는데 하는 심정으로 꾸며 주고 있는데

개 거품은 왜무노...

 

 

이 인간아

화장실 하나만 올 수리해도 돈이 얼마나 드는줄 아나? 

거기다가

고급 실크벽지에

바닥이라는 바닥은 모조리 강화마루판으로 다시 교체하고

그뿐이가 싱크대 교체는 물론이고 

 거실/부엌 /화장실 조명까지 다 바꾸면서

밉다고 명색이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손봐주었다고

포인트 준답시고

한 벽을 파벽돌로 장식하면

도대체 니가 돈이 얼마나 드는줄 알기나 아나

(외람된 말이지만 너거 아부지가 신이라도 이랗게는 못할끼다)

 

 

한데

아무래도 한번 수리하면 다시는 수리 하기 힘드니까

이왕하는 것

여자가 하루종일 기분좋게 일할 수 있도록

메라민 상판보다는

인조 대리석으로 상판으로 쓰고

가구는 올 화이트로

하이 그로시 뿜칠을 한 싱크대를 넣으면

집이 엄청 고급스러워 보일건데 ...............

꼴랑 그 돈 가지고 아침내내 그 지랄이가

 

 

-마 알았다 내가 살집도 아이고 

너거가 알콩달콩 살 집이니

그게 하꼬방이던지 궁궐이던지

너거 원하는 대로 해 줄테니까  ............

두번 다시 말하지마라이

난 계약대로만 해줄게

이제부터 나도 신경 끊을게 했더니

그제사 이 녀석이 몬 눈치를 긁었는지

아이고 행님 그게 아이고예 .........해사면서

태도를 180도 바꾸었다.

 

 

-와...내가 행님 심정을 모르겠심니꺼

행님은 적은 돈으로

우야던지 잘해줄려고 하지만

지야 모 아는게 있심니꺼

그러니 돈이 더 들어간다니까

이게 또 몬 장난을 치는갑다하고 쌍심지를 켠건데 

듣고보니 행님 말이 백번 맞네예

 

 

-마 씨끄럽다

계약대로만 내 해줄게 됐제

니가 정 모르면 1천만원 가지고

47평 아파트를 격조높게 꾸밀 넘 있으면

함 나와봐라 하고 광고를 돌려봐라

그 넘 나오면 내가 도로 1천만원 줄께 했더니 ............

 

 

-행님아 화 풀어라 

나도 이 정도 꾸밀려면 

최소한 2천만원 정도  이상은 드는 줄 알고 있다.

그나마 행님이 있으니까

내가 억지도 좀 부리고 때도 쓰는 것 아이가

 

 

미우나 고우나 행님이 날 동생으로 여기고

이렇게 신경을 써주니 내야 고마울 수 밖에

행님 열정은 내가 알잖아

솔직히 말해 그 돈 가지고

어느 개 아들 넘이  행님처럼 이렇게 해줄꺼고

 

 

-욜마 요것 봐라이 

니 시방 모라했노  

어느 개 아들 넘이라니

니 고 것 딴 넘 빗대어 가지고 내 보고 하는 말이제

-아이고 행님아 아이다

마 화 풀어라

 

 

-그나저나 이 문디 같은 자슥아

내 속으로 난 자식도 내 맘을 모르는데 니가 우예 내 맘을 알끼고

내가 돈 땜시 이 일을 했다면

벌써 손 놓았다. 

그 넘의 꿈이 몬지

세상을 좀 아름답게 해보려고 

내가 이리 뛰고 저리 뛰는데 .......... 

 

 

겨우 생각한다는게

동네 장판 가게에서 벽지 바르고 마루판 깔고

몰딩 돌린걸 잘했다고 하니 

 

 

배운바가 없으면 본바라도 있어야지 

이 문둥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