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가을새는 다시 울지 않는다

가을새는 다시 울지않는다

커피앤레인 2008. 8. 30. 18:03

 

안 정란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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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새는 다시 울지않는다 / 1

 written by j.i.woo

 

 

 

 

 

 

 

마지막 기차가 떠나기엔 아직 이른 시각이었다. 

갯벌을 따라 긴 갈대밭이 펼쳤고 간간이 바람이 불었다.

아내는 돌아오지 않을게 뻔했다.

지금쯤 뭣 같은 인간을 만나 괜한 고생만 했잖아하고 욕을 퍼부을지도 모른다,

둘은 처음부터 서로 궁합이 잘 맞는 그런 타잎은 아니었다.

어쩌다 정이든건지 아니면 욕정이 먼저 발동했는지는 모르지만 결혼이후

월례행사처럼 밤 일을 치르는 일 외에는 살갑게 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여잔 자고나면 늘 딴 얼굴을했다.

남자는 생각할수록 꼼보할매가 미웠다.

좋은 처자여...... 누구든지 데리고 살면 복 받을거여...... 하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곰보할매는 엉터리 점쟁이였다.

하지만 입심이 좋아서 그런지 수입은 꽤 솔솔했다.

늙은 여우처럼 이집 저집을 돌아다니며 아픈데를 잘도 긁어주었다.

 

 

유유히 흐르는 긴 강을 따라  그는 문득 문득 옛일을 기억했다.

따지고보면 사랑했던 기억보다 미워했던 기억이 더 많았던 것 같았다.

갈밭 사이로 꺽어진  솔가지  하나가 배를 깔고 누워있었다.

아직도 솔 향기가  진하게 배어 나오는걸 보아 누군가 일부러 꺽어다 내동댕이친 모양이었다.

 인기척이나자 새들이 푸드득거리며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새들이 날아간 자릴 그는 한참동안 멍하니 쳐다보았다. 

가을 햇살은 생각보다 더 따까왔다. 그는 강을 따라 조금 더 걷기로 했다.

누군가 전화를 했다.

내일이 초하룻날이라며 절에 가자고 했다.

도반이 아닌줄 뻔히 알면서도 여잔 기어이 그와 같이 가고 싶어했다. 

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