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정란作
가을새는 다시 울지않는다 / 6
written by j.i.woo
누구지?
남잔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가볍게 목례를 주고받았지만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맞은 편에 앉은 중년여인이 누구인지 왜 목례를 하는지
남잔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알지 못했다.
남잔 애써 여자를 무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잔 이 쪽을 빤히 들여다 보듯이 아는게 분명했다.
열차는 어느새 경상도를 지나 충청도로 접어드나보다.
빗방울이 떨어졌다.
남잔 마침내 여자의 얼굴을 어렴풋이 기억했다.
아......
하지만 남자가 상상했던 그 여자는 아니었다.너무 비대했다.
그나마 행색이 그리 궁색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젊은 날 겨울비를 맞으며 밤새도록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렸던 기억이 새삼 마음을 아프게했다.
사랑이란 참 부질없는 짓이다......하고 그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그랬다.
그는 일부러 옆으로 돌아누웠다.
철로 위를 달리는 바퀴소리가 들렸고 음료수를 사라는 여인의 목소리도 들렸다.
얼마를 더 달렸을까.
그새 잠이 든 모양이었다.
대전역이라고 알렸다.
이제 비는 더이상 오지않은 모양이었다.
객실 안은 내리는 사람 새로 타는 사람들로 왁작지끌했다.
남잔 비로소 여자 쪽을 쳐다보았다. 여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어디에서 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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