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가을새는 다시 울지 않는다

가을새는 다시 울지않는다

커피앤레인 2008. 9. 1. 18:31

 

안 정란作

 

39680

가을새는 다시 울지않는다 / 3

written  by j.i.woo

 

 

 

 

 

 

 

사낸 한 여자를 기억했다.

오고가다 만난 사이이지만 유독 기억에 오래동안 남았다.

이쁘지도 그렇다고 난한 그런 여자도 아니었다.

지극히 평범한 여자였다.

여잔 한동안 가게 문을 걸어둘 모양이었다.

아마도 여름 휴가를 핑계삼아 가을이 오기 전까지 가게를 처분할 속셈이었나 본데

요즘따라 장사엔  영 흥미를 잃었나보다.

하긴 7년 가까이 한군데서 장사를 한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서울역에서 간석오거리까지는 한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다.

 

여잔 쭈꾸미를 여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여자를 위하여 그는 종종 싱싱한 고등어와 함께 쭈꾸미를 보내주었다.

그럴때 마다 여잔 문자를 보냈다. 바로 이 맛이예요 .......

하지만 여잔 대머리를 몹시 싫어했다.

관계를 할 때도 고집스러울 정도로 긴 머리카락에 집착했다.

여자의 질은 생각보다 더 좁고 깊었다,

하지만 여잔 잘 길들여지지 않은 자동차처럼 왠만해서는 신음소리 조차 내지 않았다.

사낸 가끔 영 기분이 안난다고 불평을 터뜨렸지만 그건 그 때 뿐이었다.

강은 여전히 바다로 흘러갔고 그는 강줄기를 따라 혼자 걸어갔다.

무성하게 자란 갈대 숲이 길을 막았지만 사낸 여자의 은밀한 곳을 탐색하듯이 

조심스럽게  갈대 숲을 헤치며 간이역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