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62 / 그래도 눈은 있는가베

커피앤레인 2008. 9. 23. 09:53

 

 

 추 지영作

39704

 2008/9/23

그래도 눈은 있는가베 .....

 

 

 

며칠전에 촌 넘이 난데없이

-행님 추화백 그림은 호당에 얼마나 갑니까 하고 물어서

대충 한 20만원은 안하겠나 했더니

일마가 몬 꿍꿍이 속이 있었던지

-내가 보기엔 뭐 그리 대단한 작가도 아닌 것 같은데

진짜 그정도 갑니꺼 하고 또 물었다.

-글세

작가 나름대로 다 자기 자존심이 있으니까

내가 모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추화백 정도면 대한민국에서 그래도 중견 작가에 속하는데

최소한 그 정도는 받을려고 할건데 ........................했더니

-마 알았심더 하더니

전화를 탁 끊었다.

(문디같은 자슥

전화를 그렇게 끊을려면 묻기는 지랄한다고 물었나 ...............)

 

 

저녁 무렵 촌 넘힌테서 또 전화가 왔다

-행님

컨츄리 보이입니더

-그래서

-오덴데예

-오데긴 누리에에 잠시 왔다.

-오늘은 초저녁부터 출근부 도장 찍었능가베예

-응

-오데 가지 말고 거기 가만 계시이소

-와 ?

-와는예

며칠 또 안봤으니 오늘은 행님 얼굴이나 함봐야지예

-알았다

 

 

잠시 종호하고 몬 문제로 의논을 한 다음 촌 넘 오거던 전화해주라 하고

모기향을 한통 사 가지고 길을 건너려는데

율관선생이 문상을 갔다온다면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선생은 서예 대가이시기 때문에 언제나 봐도

글이 힘차고 기운이 넘쳤는데

이미 70을 넘어 80이 가까운데도 아직도 젊은이 못지 않게 정력이 왕성하신지

언제나 젊은 여자들이 곁에 앉으면 손을 꼬옥 잡곤 구수한 농담을 잘도 풀어나갔다.

 

 

강나루엔 이미 약속이 되어 있었는지

정학장일랑 / 오여사랑/ 송제선생이

같이 모여 맥주를 마시며

선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선생은 얼마전에 써 준 글씨가 마음에 안드시는지

간판하는 넘들이 눈이 없어요 눈이 없어,,,,,,,,,,,,, 하시면서 

못내  불만인 모양이었다.

 

 

-와예 ?

-강나루 간판 새로 한 것 봤습니꺼

-봤습니다

멋있던데요

기운도 넘치고 .................

-내가 글씨를 강나루 라고 붙여 써 주었는데

저 넘들이 강 나  루 하고 띄워 써놓아잖아

그래서 맛이  없어요 맛이......................

하면서 또 술을 들이켰다.

 

 

촌 넘은 오늘따라 기분이 꽤 좋은지

행님 저번에 보니까

베르디의 가곡 나브코에 대하여는 잘 아시던데

그라믄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는 압니까 하고

또 지랄을 했다.

-라 트라비아타?

글세

-그것도 모르면서 몬 오페라를 안다고 큰 소리 칩니꺼 하고 

또 야지를 실실 넣었다.

 

 

-내가 큰 소리 쳤나  ?

아닌데 ..........................

 

 

그나저나 니가 말하는 건  

알프레드 제르몽하고 비올레타의 사랑을 그린 그 춘희 말하나?  

난 또  설운도의 춘자를 말하는 줄 알았다 아이가 했더니

요 넘이 말이 안되는지

-마 술이나 먹읍시다 하고 또 잔을 확 비웠다.

 

 

하기사

지하고 내하고 돼지갈비에 이미 쇠주를 두병이나 마신데다가

누리에에서 다시 맥주를 여러병 마셨으니

어찌 술기운이 안 오를까......................... 

 

 

해서  눈치 빠른

종호 요 넘이 또 센스는 있어가지고

가을엔 샹송이 좋다며

엔리코 마시아스의 사랑하는 마음을 들려주었는데

촌 넘이 이걸 아다모 노래아잉교  해사면서 

요 며칠 지혼자  빡빡 우겼다나 우쨌다나 ...................

 

 

(문디 같은 넘  ,,,,,,,,,,,,,,,,,,,알려면 제대로나  알지

니는 우예 아다모 밖에 모르노 

요건 엔리코 마챠뿌라(?)의  노래다 했더니 

지라서 와 내가 잘못알았능가베 해사면서

그제사 지 잘못을 시인 하곤 

맥주 네병을 더 샀는데...................)

 

 

중요한 건 요 촌 넘이 

꼬래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저 위의 그림을   샀다는 것 아니우 .......................

 

 

해서 이 행님이

-아우야 니 진짜 고맙다이

이 보리슝년에 작가들 그림 하나 사주는게 그리 쉽지 않은데

그래도 꼬라지에 비해 눈은 있어가지고

우찌 저 그림이 재대로 된 그림인 줄 알고 다 사노 했더니

 

 

욜마 왈

-그라믄 행님은 오데 가죽이 없어서 눈을 찢어 놓은 줄  아능교

보라고 찢어 놓았지 ...........하고 또 지랄 지랄 염병을 했다.

 

 

그렇던지 저렇던지 절마 오늘보니 참 이쁘네

 

 

(맨날 술만 쳐 먹고 다니더니만 우예 그림은 알아가지고  다 사노

살다살다 별일이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