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64 / 기타 연주회나 함 가볼까

커피앤레인 2008. 9. 2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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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9/25

기타 연주회나 함 가볼까

 

 

 

광복동을 지나 지하도를 건너는데

어디서  많이 본듯한  사람의  얼굴이 벽에

커다랗게 붙어 있었다.

 

해서 

힐끗 쳐다봤더니

어......................이 사람

아직도 살아있었는가베 ....하고 무척 반가웠다.

 

하긴 세월이 하도 좋아서

지나 나나 한동안 삼실을 접은체 서로 떨어져 있다보니

그새 살았는지 죽었는지 안부가 무척 궁금했는데

 

 

10월달에 부산 문화회관에서 기타 연주회를 한다고 

기타를 든 모습을 보니

잠시나마 옛날 생각에 새삼 추억이 아롱거렸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부산에서 배 영식 기타 학원하면

기타리스트 치고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짜가 이거나 간첩일게 분명한데

 

그 어른이야 이미 나이가 70이 훨 넘었으니

지금은 전설같은 존재이지만

그의 아들  

배 학수는 기타 하나만 들고 외국유학도 다녀온

정통 기타리스트여서  

 

 

아직도 그의 부친의 대를 이어

화려한 명성을 자랑했는데 .....................................

 

 

 어느 날 그가 내 작업실 

옆방으로 이사 오는 바람에

서로 호형호제하며 친하게 지내면서

기분이 쿨하거나 꿀꿀하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쇠주에 탕수욕을 하나 시켜놓곤

우형/ 배형/ 한잔 받으이소 해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곤 했는데

 

그러다보면 자연 뒤늦게 외국어 대학에 출강하는 

박 교수며 머스마 같은 뚱보 가스나 까지 끼어 들어서

한잔 술로 때론 격한 인생을 논하기도 하고

때론 야한 잡담을 하며

킬킬 대었는데 

 

 

어느 날 술김에

이 참에 나도 클래식 기타 좀 가르쳐 주이소 했더니 

그래도 이웃 사촌이라고

우형이 오면 학원비는 내 안 받을 테니까 

언제던지 오이소 하는 바람에 

염치 불구하고 그나마   몇달을 배운게

이 넘의 기타 실력 전부였다.

 

 

한데 가요나 팝이나 째쯔와 달리

클래식 기타를 배워보니

진도도 안나갈 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주법도 엄청 까다롭고

지루하기도 해서

공부를 하다가도

 

 

내 이 나이에 이게 몬 지랄이고 하면서

팍 때려 치워버릴라하면

또 이 넘의 마음을

우예 그리도 귀신 같이 알았는지

우형

 요즘 바람이 또 실실 나능가베예 해사면서

내 작업실로 찾아와 기어이 사람을 끌고 갔는데

 

 

해서

공짜로 배우는 주제에

요러큼 내가 게으르면 

이건 인간도 아이지 하고

그나마 기초는 겨우 뗐는데

 

 

다음달 7일 (화요일) 부산 문화회관에서

 연주회를 한다니

전국에 있는 내 팬을 다 부를수는 없겠지만  

그나마 부산에 있는 팬이라도 표를 사주고서라도

오라 해야 도리일 것 같아 

오늘은 천상 문우당에  함 들려야 할 것 같았다. 

 

 

(그나저나 통장에 돈이나 좀 들어있나

표는 고사하고

그날 연주회 마치고 나면

 틀림없이 뒷풀이한다고

가지 말라고 잡을건데

그래도 명색이 스승(?)인데 쇠주값이라도 지불해야

이 넘의 체면이 쪼매 안서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