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916 / 못 말리는 인간들이네

커피앤레인 2008. 11. 1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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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16

못 말리는 인간들이네

 

 

 

무식해도 너무 무식하면 그건 약도 없나보다.

원시인(詩人)은 뭔가 급한 일이라도 있는지

요산 김정한 선생의 문학관을 좀 방문해 달라고하였다.

해서 일요일이고 가을 풍경도 올만에 함  담아볼겸

겸사겸사해서 카메라를 울러메고 범어사 근교에 있는 요산 문학관을 찾았더니

마침 젊은 여인네 두명이 방문차 왔는지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해서 날씨도 맑은데다가 아직 시간도 있어

요산 문학관 주변에 있는 은행나무며 풍광들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원시인이   

뒤늦게 이 넘을 봤는지  휴대폰을 들고 걸어오더니 

거두절미한체  앞 집 뒷벽이 너무 더러워

저걸 좀 고치고 싶은데

샘 몬 아이디어가 없겠심니꺼하고 다짜고짜로 물었다.

 

 

하여

내심 일마 이거 

꼴랑 이걸 가지고 날 오라했나 하고

부아가 실 났지만 그래도 부산에서는 대표적인 문학관인데 싶어

아무 소리도 안하고

지 계획부터 먼저 들어보자했더니

 

 

돌담을 쌓으면 어떻겠느냐

아니면 나무를 심거나 오죽을 심으면 어떨까요 하다가

나중엔 그것도 아니면 마 페인트를 칠한 다음

벽화를 그리면 어떻겠심니까하고 물었다.

 

 

해서

돌담은

앞집을 가릴 정도로 쌓아 올리려면

높이도 그렇고 자연석 구하기도 그리 쉽지 않을뿐더러 

돌 값이나 인건비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에  

그건 불가능할거고

 

요산 김정한 선생 생전에 심었던

은행나무가  이미 몇그루 아름답게 있으니까

거기에 맞춰 은행나무를 몇그루 더 심거나

아니면 느티나무나 마로니에 같은

단풍이 아름다운 나무를 심는게 좋을것 같은데 했더니

낙엽이 지는 나무는 절대 안된다나 우짠다나 .................................

 

왜 ?

낙엽송이 안되노 ..................했더니

옆집에서 일조권때문에 하도 말을 많이 해서

그나마 있는 나무도 몇그루 베어 버렸는데

가을이 되니 은행잎이 너무 떨어져서

지금 있는 나무마저 베어버릴꺼라고 했다.

 

 

에엥 그게 몬 소리고 .....

이 은행 나무들이 없으면

 요산 문학관은 그야말로  분위기부터 썰렁 할건데 했더니

그래도 기어이 없애야한다나 우짠다나

 

 

아이고 몬 이런 무식한 인간들이  다있노

조경은 여자의 색조화장이나 같은건데

미쳐도 진짜 미친인간들이제 ,,,,,,,,,,,,,,,,,,,,,,,,,,,,하고

혼자 터덕터덕 내려 오려는데

원 시인 저 인간은 이 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돈은 대충 얼마나 들겠심니꺼 하고 그것만 집요하게 캐물었다.

 

 

해서

봐라 봐라

오죽헌에 가면 이 율곡선생이 생전에 심었다는 배룡나무가

보호수로 지정이되어 함부로 손을 못대게 할뿐만 아니라

고려말기에 최영 장군의 손녀사위였던 맹사성의 은행나무는

지금도 외암리 민솟촌에서 그 자태를 뽑내고 있는데

시상에 아무리 세상이 그렇고 그렇다하지만

늦가을 한 철 은행잎이 떨어진다하여

이웃집에서 민원을 제기하는 그 인간이나

그걸 또 속 씨끄럽다고

100년 묵은 나무를 하루아침에 베어 벼려라고

구청에 신고를 했다는 인간이나

이걸 도대체 우예 이해해야 잘 이해했다 하겠노 하고          

혼자 시발 시발 했는데.....

 

 

아무리 세상이 그래도 그렇지

민원이 아니라 몬 지랄을 하더라도 

100년 묵은 나무를 어찌 하루 아침에

톱으로 싹둑 베는지 그것도 의문이었고

명색이 예술을 한다는 인간들이 모인다는 문학관이

문학관의  터줏대감같은 이 은행나무를

아무런 고민도 없이 그렇게 함부러 처치해도 되는건지  

이 넘의 머리통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해거름에 범어사를 거쳐 금정산을 내려오면서

만날 때 마다  글 좀 쓴답시고 똥 폼 깨나 재는 인간들이  

눈은 오데 머리 위에만 달고 다니는지 

도대체  자연과 건축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아름다운거고  

환경과 자연이 어떻게 어우러져야

살 맛이 나는지도 모르면서

몬 시를 쓰며

몬 소설을 쓰는지 내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해서 양반이 욕은 못하고

열여덟이라 한다더니

내 원시인 보곤 차마 욕은 못했지만

 

아마 모르긴 몰라도

요산 김 정한 선생이 지금쯤 살아계셨더라도

 야 이 날 도독넘들아 ,,,,,,,,,,,,,,,

몰 베 .........................하면서  이 넘보다 더 욕을 해대었으면 해대었지

덜하진 않았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