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953 / 겨울산을 오르다

커피앤레인 2009. 2. 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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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2

겨울산을 오르다 

 

 

 

날씨가 추워 한동안 산을 오르지 않았더니

꽃마을도 그새 엄청 변하였나보다.

하꼬방 같은 조그마한 교회당은 간데온데 없고

그자리엔 화강석으로 된 최신식 교회당이 새롭게 덩그렇게 서 있었는데

하긴 새 건물은 그것만은 아니었다.

여기저기 흝어져있던 작은 집들도 많이 헐리어 나가고

너도 나도 새집을 지어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원래 꽃마을은 구덕산과 승학산과 엄광산을 오르는 길목에 있었다,

 

 

해서 그 곳은 지리적으로도 높을 뿐만아니라 

교통도 불편해서 예로부터 산골동네 사람들만

오골오골 모여 살면서

언덕배기에다 꽃밭을 일구어

꽃을 내다 팔아 그날 그날 생계를 꾸리기도 하고

그것으로 자식들 공부도 시키고 시집 장가도 보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등산붐이 일어나면서

그곳도 차츰 돈 맛을 알았는지

그 일대가 온통 씨래기 국밥집 일색이었다.

 

 

한데

어제따라 날씨가 조금 풀려서 그런지

그나마 요기를 할려고

산골아짐씨 집에 잠시 들렸더니

왠 사람들이 그리도 많은지

도무지 앉을 자리가 없었다.

 

 

해서

대충 내 왔다 간데이 해사면서

눈인사만 하고는

그 길로 엄광산을 거쳐 구봉산으로 내려오니

시간이 어느정도 흘렀는지

조금씩 조금씩 힘이 부치더니 나중엔 배가 고파 

걸음이 다 흐느적 거렸다, 

아이고 이럴줄 알았으면

올라올때 초코렛이라도 하나 챙겨올걸 ,,,,하고

후회 아닌 후회를 하였는데

하기사 아침밥도 거른데다가

꽃마을에 가서 아침겸 점심을 먹으면 되겠지 한 것이  ............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다,

 

 

하여

누군가에게 문자 메시지를 때려 

배고픈걸 좀 잊으려했더니  

눈치없는게 인간이라고 

 저거 목사님이 오늘설교에

아가페의 사랑이라는 단어가 성경에 116 나온다나 어쩐다며

사랑이 우짜고 저짜고 했다.

 

 

해서

야 나 배고프다했더니

아이고 .............

이런 심오한 대화중에  배고프다가 뭔소리여 하며

지혼자 또 킬킬 거렸다.

해서 이 인간하고는 대화가 안되겠다싶어

가까운 곳에 사는 뇨자에게 야 밥 좀 주라했더니

오데요.........? 해서

오데는 오데긴 ,,,,,산이다 했더니

 산에서 몬 밥을 달라하노 하고

또 모라모라 궁시렁거렸다.

해서 산에 올라갔더니 이만저만 해서 밥도 못먹고 그 길로 내려온다며

너거 집에 삼겹살 좀 있나 했더니

얻어먹는 주제에 삽겹살은 몬 삽겹살하고 ..................

또 모라모라 궁시렁거렸다.

 

 

하긴 맞네

.....................................하고

암튼 밥 좀 도오 ......하고 하산하는 길에

염치불구하고 그 집에 들렸더니

몬 28청춘인줄 아시유 밥도 안먹고 산에 오르게 .........해사면서

그새 장을 봤는지 삽겹살을 이따만큼 꺼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허기부터 채우고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하고

밥을 얼마나 먹었던지

밥을 다 먹고 디저트를 가져왔는데 도무지 손이 가질 않았다.

한데 그 길로 곯아 떨어졌는지

나중에 눈을 떠보니 주인은 교회에 가고 없고

이 넘 혼자만 거실 소파에 기대어 지 혼자 자고 있었다,

 

 

해서

주인이 오자마자 나 간데이 하고 ...............

빠이빠이하고 전철을 타려고 하려는데 

서강대에 출강하는 허박사가 오데서 또 이 넘을 봤는지 

-어 우 샘 아입니꺼

여기 우얀일입니꺼 하더니

기어이 저거 집에 가자고 또 사람을 끌어당겼다.

-오늘은 그렇고 담에 올께

지금은 가서 좀 쉬고싶다했더니

-니쇼상하고 오여사도 와있는데 해사면서

기어코 저거 집으로 사람을 끌고 들어갔다.

 

 

-어 !니쇼상 히사리 부리요 

-아이고 행님 반갑습네다 하더니

이 넘이 그때부터 호래기 회에다가 볼락구이에

맥주를 시키더니 노래를 부르고 또 야단이었다.

한데 희안한 건

요 넘의 배는  밥 배 따로 있고

술 배 따로 있는지 밤 2시가 되도록 ..................

사람을 놓아주질 않았는데

인생이란게.............................뭔지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배고파 죽는다고 야단이었는데  

이젠 또 배불러 죽으니,,,,,,,,,,,,,그래서 세옹지마라 했고 

사람팔자 시간문제라 했나 

그나저나 로또에 걸렸으니 또 바꾸러 가야하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