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충순作
여자의 성/ 8
written by j.i.woo
나쁜자식.
연변으로 떠나는 첫 비행기는 새벽부터 서둘러야했다.
난생 처음 영종도 공항을 와서 그런지 여잔 모든게 생소했다.
더우기 이른 시각인데도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데 여간 놀라지않았다.
자기와는 전혀 별개의 세상이 있다는걸 보고 여잔 한동안 충격에 빠졌다.
결혼을 한 뒤로 단 한번도 해외로 나가본 적이 없다보니 여자의 충격은 생각보다 더 심했다.
-뭐하는거야. 짐부터 올려놓지 않고.
-아.그래.
-들어가. 더 있어봤자 뭐하겠어.
-저기가서 토스토하고 커피라도 한 잔 하고 가지.
-됐어.
공항을 빠져나오자 올 때와 달리 안개가 자옥했다.
여잔 안개등을 켠채 앞 차 뒷꽁무니만 졸졸 따라갔다.
눈은 앞만 응시했지만 마음은 이미 가슴을 풀어헤친 사람마냥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야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않았다.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여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40 이 넘도록 집안 일에 파묻혀 살았던게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사는게 뭐야? 난 또 뭐하고 살았고?
이게 인생이야? 이게 사랑이라고?
여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
가는 빗줄기가 보이면서 조금씩 안개도 걷히는 것 같았다.
드넓게 펼쳐진 뻘이 보였고 드문드문 새들이 눈에 띄였다.
여잔 혼자라는걸 절감했다.
-여보세요?
-왠일이니? . 이 이른 시각에.
-그냥 해봤어. 잠을 깨운건 아니지?
-괜찮아 .
무슨 일이 있어?
-아니야 . 그냥 네 목소리가 듣고싶어서 전화했어
-그래
별일이 있는건 아니지
-아니야 .
-동현씨도 잘 있고?
-응 잘있어.
-언제 시간내어서 함 내려와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