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충순作
여자의 성/ 9
written by j.i.woo
남자의 집은 생각보다 더 멀었다.
-요즘따라 비가 자주 오네요
-그러게요.
-어디서 오는거예요.
-서울요.
-아. 먼데서 오시는군요.
혹시 누굴 찾아 오시는가요?
-......
여잔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여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남잔 백밀러로 여자를 힐끗힐끗 쳐다봤다.
여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굵은 빗방울이 여자의 얼굴을 후려쳤다.
-시원하다.여자가 말했다.
여잔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었다.
평소땐 그토록 미워하며 아옹다옹했는데 외로울 땐 그나마 엄마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여자에게 있어서 엄마는 친구며 동지며 때로는 적이기도 했다.
사실 엄마는 단 한 번도 정식결혼을 하지않았다.
혼기를 놓쳤기 때문이었다.
오래동안 폐결핵을 앓았기 때문인지 엄마는 결혼 자체를 부정했다.
그런 탓인지 사내들은 대부분 결혼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욕망을 쫓아 가까이 다가왔다가 또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곤 했다.
그나마 혈육을 남겨준 건 아빠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