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여자의 성

여자의 성/ 11

커피앤레인 2009. 2. 18. 17:41

 

 김 충순作

39831

 

여자의 성/ 11

written by j.i.woo

 

 

 

 

 

 

 

 

의외로 아빠와의 관계는 싱겁게 이루졌다고 했다.

전시회 뒷풀이 끝에 술에 취한 때문인지 아빤 혼자 거실 구석에서 자고 있었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 다 떠난 뒤 엄만 측은히 여겨 홑이불을 덮어주었다고 했다.

엄마도 상당히 취했기 때문에 더 이상은 기억하지 못했다.

단 한번의 관계로 아이를 가질거라고는 엄만 상상조차 못했다고 했다.

-정말 죽고 싶었어. 창피하기도 했고

아이를 가졌다고 하자 아빤 노골적으로 낙태를 시켜버려라고 욱박질렀다.

그럴 때마다 당신을 버릴 수는 있지만 아이는 못버린다며 엄만 크게 역정을 내었다고 했다.

그런 일이 잦아지자 두사람 사이는 차츰 벌어졌고 나중에는 손찌검까지 일어났다고 하였다.

엄마는 자주 병원에 실려갔다고 했다.

한동안 아빠의 발걸음도 뜸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남남으로 돌아선건 또 아니었다.

엄만 입버릇처럼 남여란 늘 그런거라고 알듯모를듯한 말만 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하여 낯선 사람끼리도 살을 맞대고 사는게 부부라고도 했다.

여잔 나이가 들면서 아빠의 존재를 어렴프시 기억했다.

평소엔 무척 자상 했지만 때로는 무서운 폭군으로 돌변하기도했다.

그럴때마다 엄만 악을 쓰며 거칠게 대들었다.

그런 다음날은 엄마의 얼굴은 영락없이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여잔 일부러 못본체 했다.

간혹  왜 그렇게 맨날 맞고만 살아? 하고 따졌지만 엄만 도리어 여자를 나무랬다.

-이것아 너도 시집가면 다 안다.............하곤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빤 뻔뻔스러울만큼 이따금 집에 들려 저녁상을 차리게 하고 자고 가기도 했다.

 

 

 

 

 

 

 

 

 

'단편·여자의 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자의 성/ 13  (0) 2009.02.20
여자의 성 /12  (0) 2009.02.19
여자의 성/10  (0) 2009.02.16
여자의 성 /9  (0) 2009.02.14
여자의 성/ 8  (0) 2009.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