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충순作
여자의 성/ 14
written by j.i.woo
멀리서 봐도 엄마의 집은 한눈에 들어왔다.
낯익은 풍광과 함께 오래동안 끄집어 내지 않았던 잡동사니가 한꺼번에 몰려나오자
여잔 갑자기 머리가 복잡했다.
괜히 온건 아니겠지?
혹시 누가 있으면 어쩌지?
설마 옆집 아저씨랑 같이 있는 건 아니겠지.....
온갖 상상의 날개가 꼬리에 꼬리를 물자 여잔 맥이 확 풀렸다.
차라리 그냥 돌아갈걸 그랬나보다......하고 여잔 처음으로 후회했다.
하지만 여기 까지 왔는데......
여잔 마치 길고양이 처럼 천천히 그리고 느릿느릿 발걸음을 한걸음 한걸음 떼었다.
그나마 우산으로 얼굴을 가릴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만약에 옆집 아저씨랑 눈이라도 마주친다면 어쩌지 하고
여잔 퍽 난감해 했다.
여자의 직감으로는 엄만 옆집아저씨를 사랑하는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얘 요즘은 60에도 시집가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젠 그것 흉이 아니다 하고 세뇌할 리가 없었다.
엄만 분명 그 누군가를 머리속에 두고 말한게 틀림없었다,
-그래 엄마
요즘은 그것 흉 아니야
엄마도 이젠 살만큼 살았으니까 엄마 좋아하는 사람있으면 사랑해 ......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여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가 뭐랬우
갈만한 사람이야 가겠지.뭐
하지만
-하지만? 왜?
-아니어요. 그게 그리 쉽나요?
-그렇지.
엄만 여간 실망하는 눈치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