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혜연作
2009/2/22
처마에 떨어지는 저 빗방울은
온종일 비가 내렸다.
겨울비이라기 보다는 봄비에 더 가까운지
처마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예사 굵지 않았다.
한동안 정신이 어데 팔렸있었는지 책이 도통 눈에 들어오지않았다,
하기사 경제가 어렵다하니 노가다인들 마음이 편할리가 만무했다.
이 사장은 그나마 날일을 맡았는지
일있소? 하고 오랜만에 안부 전화를 했다.
-몬 일이 있나
날씨도 그런데다가 경제도 이러니 우야겠노
-그렇죠
-몬일이라도 하나
-하기는 ......그냥 노니 남의 날일 며칠 봐주고 있죠
-그래도 다행이네
거기 잡부는 안 쓰나 ?
-잡부는 와요
-내 며칠 잡부할려고
-아이고 사장님 같은 분을 우예 잡부로 쓰능교
차라리 내가 잡부를 하면 했지
-그냥 웃자고 한 소리다
-사장님이 잘되야 우리 쫄따구들이 먹고 살긴데
그나저나 일이 없어 큰 일입니더
-그래
암튼 수일 내로 막걸리라도 한잔하자.얼굴 잊어버리겠다,
-사장님 힘 내이소
-응 고맙다
비는 아무래도 종일 올려는가 보다,
비가 오면 늘 마음이 편안해서 좋아했는데
오늘따라 휴일이라그런지 더 주위가 조용했다.
침대 위에서 늑장을 부리다가
난로부터 켠 다음 잠시 기도를 하곤 커피를 끓이려다 말고
엊그저께 산 딸기 생각이 났다,
순간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그나마 보관이 잘 되었는지 여전히 색갈도 아름답고 물건도 싱싱했다.
여늬때 같으면 생것으로도 먹고 소금에 찍어 먹어 보기도하고
설탕에 묻혀서 먹어도 봤지만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언젠가 잡지에서 본 그대로 꿀에 절여서 함 먹어보고 싶었다.
해서 각시탈 아씨가 가지산에서 산 것이라며 준
잡꿀을 뜸북 접시에 담아 딸기에 묻혔더니
맛은 달콤한데 느낌이 참 묘했다.
아........................광고쟁이들이 이걸 노린거구나
저 넘들은 이 달콤함이 아니라 그 달콤함을 연상하도록
일부러 꿀을 듬뿍 찍었는가베 ........하고 생각하니
괜스리 꿀을 너무 많이 접시에 담은게 후회가 되었다.
암튼 비는 종일 내리려나본데
시집 못간 노처녀는
처마 끝에 떨어지는 저 빗방울을 보며
몬 생각을 할까?
누구처럼 부초전이나 부쳐먹자 할까
아니면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 하루 살아요 한 안 이숙 선생처럼
모든걸 신의 섭리에 맡길까 .
사람은 저마다 다 고(苦)가 있나보다,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에 쓰는 일기 / 티끌모아 태산이라더니 (0) | 2009.02.24 |
---|---|
아침에 쓰는 일기 / 역시 안목이 탁월하네 (0) | 2009.02.23 |
아침에 쓰는 일기 / 네 글자 (0) | 2009.02.21 |
아침에 쓰는 일기 / 레드 (0) | 2009.02.20 |
아침에 쓰는 일기 / 모든게 계량화 되는가베 (0) | 2009.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