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혜영作/ 얼어붙은 청평호
2009/3/17
피할수 없는 운명도 있는갑다
개나리 가지를 몇개 꺾어
애써
강나루를 피하여 내려오는데 웬쑤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지하철 비상등을 발명한 박사장이 길거리에서 반색을 하며 손을 잡았다.
-아이고 어딜 이렇게 갔다 오십니까? 참 오랜만입니다 해서
이넘도
-아이고 반갑습니다.
계림에서 쫑파티하고 처음뵙네요 하자
-그렇네요
그동안 통 얼굴을 안보이더니.....
자자 우리 이럴게 아니라 강나루로 마 갑시다 하고 손을 끌었다.
-ㅎㅎ 술을 좀 안마실려고
일부러 강나루를 피하여 내려 오는데 우야노,,,,,,,,,,,,,,,,했지만
정이 몬지 그 순간만큼은 도무지 빠져 나갈 방법이 었었다.
해서 강나루를 들렸는데
(문제는 이 친구 한테 붙잡히면 밤새 우로 좌로했다.
해서 사람들이 그를 별명으로 우로 좌로선생이라 불렀는데
박사장은 술버릇이 남보다 아주 독특했다.
술이 조금 거나하면 언제나 폭탄주를 만들어
좌로 우로 해사면서 열이면 열명 다 단숨에 술을 들이키게 했다)
강나루엔
오늘따라 손님이 없는지 젊은 사람 두 사람하고
차(茶) 연구가인 장선생이 혼자서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다
무척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박사장은 마침 주 경업 선생 출판 기념회에 갔다가
언 넘이 욕을 하는 바람에 일부러 피해 온 모양이었다.
그는 앉자마자 여기저기 전화를 때리더니
서예가이신 율관 선생하고 모 방송국의 오국장하고
경영학 교수인 정교수와 서강대에 출강하는 허박사까지 줄줄이 엮어서 불러모았다.
원래 술이란게 혼자 마시면
망구 싱겁지만
여럿이 마시면 온갖 재담들이 다 나오기 때문에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마시게 마련인데
이미 역전의 용사들이 다 모이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전가의 보도처럼
우로좌로 하고 연거푸 술잔이 돌기 시작했다.
한데
이 넘도 술이라하면
울 아버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내림인지
꽤나 맷집이 강했는데 어젠 이미 양주를 두어잔 마신데다가
가스회사에 근무하는 넘들이
아이고 선생님 ,,,,,,,,,,,,하면서 소주를 또 한두어잔 권하는 바람에
그것까지 마시고나니 어느정도 술이 가뿐했나보다,
한데 박사장보고 욕을 했다는 넘도
지도 쥔데하고 강나루 주모가 보고 싶었던지
가는길에 들렸다하며
건너편에 자리를 잡았다.
보아하니 조금은 아는 넘이었다.
해서
어 절마 저거 판화하는 넘이네 ......................했더니
박사장이 아는가베요 ? 해서
알긴 뭐 ....그냥 오가며
눈인사나 하는 정도죠 했더니
마 판도그러니
남천동에 좋은데 있다며
오국장은 노래나 함하러가자고 자꾸 옆꾸리를 쿡쿡찔렀다.
해서 오늘은 일단 여기서 시도뿌...........하고 일어서는데
몬 말이 걸그적거렸는지
절마가 느닷없이
일마가 어떻고 저떻고 해서
-봐라 봐라 니가 내보다 몇 살 정도 더 먹은건 안다마는
일마가 모꼬 하고,,,,,,,,,,,,,,,,,,,하고는
그자리서 두 넘이 한바탕 붙자
허박사가 행님 와이랍니까하고 뜯어말려서
그 정도에서 그쳤지만
한데 더 웃기는건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나이에 이게 몬 추태고 하는게 아니라
와 나도 아직 깡다구 있는가베
기 안죽고 싸우는 것 보니 ,,,,,,,,,,,,,,,,,,,,,,,,,해사면서
지혼자 자화자찬하다 그새 잠이 들었는지
눈을 떠보니 날이 훤하게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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