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내 집이 없다

커피앤레인 2009. 3. 18. 07:59

 

PHOTO BY S.J.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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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3/18

내 집이 없다

 

 

 

 

새벽 4시30분 모닝콜은 어김없이 굿모닝하고 

또 지혼자서 짜짜짜잔 해사면서 음악을 올렸다,

하지만 난 이미 잠이 깬 상태였기 때문에

요며칠 모닝콜 이 넘도 무척 게으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데 날이 훤히 밝을려면 아직도 두어시간은 족히 더 있어야 했다.

현관문을 열고 길을 나서자

오늘따라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너무 싱그러워서 그런지

미역냄새가 물씬했다.

 

 

새벽5시50분

교회 문을 나서는데

공원주변에 사는 참새소리들이 이제사 잠을 깼는지 요란스럽게 떠들어댔다.

( 아 그러고보니 참새소리 안들은지도 참 오래되었구나..................)

한데 희안하게도 저 넘들은 겨울동안은 좀처럼 지저기질 않았다.

아마 봄이 다시 오다보니 저넘들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는 모양인데

저 넘들 기상시간은 대체로 5시30분에서 6시 사이였다.

 

 

 

그전날 밤에 한바탕 소동을 한 뒤

다시 강나루에 갔더니

송제 이상개 선생이 올만에 시집을 한권 내었다고

싸인을 해줬다.

아형에게 ,,,,,,,,,,,,,,이 상개 드림이라는 그의 필체가 꽤나 달필이었는데

그와는 친형제 이상으로 지냈기 때문에 별 흉허물이 없었다.

강나루 목여사는 그의 부인이었는데 선생은 고향이 마산이었다.

그에 반해 그의 부인의 고향은 진해였다.

아마도 마산과 진해가 지척간이니까

젊었을때 두사람이 어쩌다 서로 눈이 맞았는가  보다 했더니

둘다 숫기가 없었던지 의외로 중매결혼을 하였다고  했다.

한데 잼있는 것은 선생같은 분이 어떻게 해병대를 지원했을까 할 정도로 성품이 몹씨 착하고 여렸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선생이나 나나 돈에는 별로 욕심이 없다보니

여태 이게 내집이요 하고 문패를 걸어둘 집도 한채 없었나본데

그래서 그런지 내 집이 없다는 시를 썼다.

 

 

 

내 집이 없다

 

                              이 상개

 

해운대 신도시 문상 갔다가

아파트 단지 시멘트 숲 속에 갇혀

미아가 됐다가 간신히 빠져 나오면서

힐끗 뒤돌아보니

이 도시의 저 많은 집들이나

빽빽한 아파트 중에도

아하 , 내 집이 없다

 

 

정직하면 잘 사는날 온다고

성실하면 못 이룰게 없다고

믿음이 깨어지면 또 믿음으로 때우면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버젓이 문패 하나 걸어둘

내 집이 없다

 

 

살아온 생애가 한심스럽고

참으로 쓸모없는 인간이라 느끼는

예순의 중반 황혼녘

날 저물면 다들 따스한 불빛 오손도손

새들도 찾아가는 곳 보금자리 같은

그런 내 집이 없다

 

 

송제 이상개선생의 시(詩)속에 홀로 웅크린

저 회한은 예순 중반 황혼녘에 느끼는

인생의 슬픔일까 .아픔일까 .....................

 

 

그의 시(詩)

현문우답 (賢問愚答)

 

 

시(詩)가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시는 왜 쓰느냐고 묻는 이여

(산은 물이요 물은 산이로다)

배꼽 속에 바다가 숨어 있다던지

접시 물에 익사를 한다해도

특종도 못되는 그런 세상을 보았는가

(소가 경을 뜯어먹은들)

물구나무서서 역류하는 피로

서를 써야지 아니 시에 피를 발라야지

돈이 시가 되기를 바라는 자네

(자네가 바로 시인이야)

시가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시는 왜 쓰냐고 묻는 그대가

 

 

 

 

해서 언젠가 이 넘이라도 부우,,,,,,,,,,,,,,,,,,,,,,자가 되던지

아니면 로또라도 당첨되면 집을 하나 사주고 싶은데

설혹 우리의 그런 믿음이 깨어지더라도

정직하면 /성실하면 반드시 좋은 날도 온다는

그 믿음을 깨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넘은 오늘 또 신발끈을

다시한번 더 질끈 조여야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