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사요나라 미찌고

커피앤레인 2009. 5. 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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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5/4

사요나라 미찌고 

 

 

 

 

 

 

 

미찌고와의 만남은 늘 그랬다.

일년에 딱 한번 만나고 그리고 또 일년을 기다려야했다.

마치 견우 직녀가 만나듯이 그렇게 세월과 함께 그는 그대로

나는 나대로 살아야했다.

물론 이 문명의 시대에

굳이 인터넷으로 우린 서로의 안부를 묻지는 않았다.

한달에 한번 꼴로 오가는 편지를 통해

그는 그의 근황을 알렸고 나는 나의 근황을 알렸다.

 

일본도 공무원은 인사철엔 매우 바쁜 모양이었다.

전에는 환경부에 있었는데 지금은 관광부로 옮겼다고 하였는데

미찌고는 일본 전통춤을 무척 좋아했다.

해서 매년 5월이면 조선통신사 문화사절 일원으로 참가했는데

어제도 단원들과 함께 연휴를 틈타 용두산 공원 통신사의 밤에 참석하여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한데 일본인 치고는

워낙 키가 크고 (165cm) 인물이 빼어나다보니

가는 곳마다 인기를 끌었는데

일본 사진작가가 두사람만을 위하여 특별히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여 나란히 섰더니

어느새 카메라 십여대가 서로 엉겨붙어 연방 샤타를 눌러댔다.

 

 

하지만

 미찌고는 한국어가 서툴고 나는 일본어가 서툴었다.

그렇지만 의사소통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언어가 안통하면 서로의 눈빛을 보면 뭔 말인가 금새 알아챘기 때문에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는 육감적으로  단박에 알아냈다.

해서 미찌고는

 같은 멤버들에게 우상,,,,,,,,,,,,,,,,,,,이라며 소개를 했나본데

그들도 이미 이 넘의 존재를 익히 알고 있었는지

아 우상 ...................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해서 이 넘이 준비한 태극선 부채를 하나씩 선물했더니

도모 아리가또 ..................하고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의 만남은

늘 짧은 만남 긴 이별의 연속이었다.

그러다보니 뭔지 모르는 아쉬움 속에

일본 특유의 절제미가 깊이 깔려 있었는데

그건

단체 행동을 해야 하는 미찌고 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고

일본 풍속을 잘 모르는 이 넘의 입장에선

나름대로의 최소한의 예의이기도했다. 

하지만 굳이 진한 포옹은 안하더라도 

여늬 남여와 마찬가지로  

손끝에 와닿는 느낌만으로도 

서로를 감정을 읽기엔   충분했다.

 

 

해서 우린 죽는 날 까지

어쩌면 좋은 도모다찌(친구)로 그렇게 살지 모른다.

손 끝에 와닿는 그 느낌만으로 .....................

 

그러다보면

한해를 보내고 또 한해를 보내면서

그는 매화꽃이 피기를 기다릴꺼고

나는 산벚꽃이 피길 기다리면서

내가 그를 그리워할지

그가 나를 그리워할지는 모르겠지만

바다 건너 누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하루였다.

사요나라 미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