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5/5
희철아 사랑한데이
누구는 집안 내력이나 족보를 잘도 줄줄 꿰더만
이 넘은 원래 맹한데가 있어서 그런지 집안내력이나
족보엔 거의 아는게 없었다.
더더구나 대대로 불교 집안의 장손이라 하여
제사가 어떻고 모사가 어떻고 해사면서 배운게 그것 뿐이었는데
어느날 하루 아침에 이 넘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바람에
집안사람들 하고도 거의 단절 아닌 단절이 되다시피 하다보니
자연히 내왕이 더 뜸해졌다.
해서 밥만 먹으면 가는 곳이라고는 교회뿐이었는데
교회도 누가 전도해서 간게 아니라 내 스스로 내 발로 갔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비해 교회를 보는 눈이 훨 냉철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성경을 좀 더 깊이 읽게 되고
하나님 말씀의 참 뜻이 무엇인가 하고 스스로 찾다보니
어느날 뜻하지않게
무척산 기도원에서 하나님도 체험하게 되었는데
하나님을 체험하고 내가 느낀 진짜 소감은
교회는 참 엉터리가 많다라는 것이었다.
해서 교회는 정말 중요한건 다 내버리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만 딥다 가르치다보니 ...................
자연히 교인만 우글우글했지
아브라함이나/ 이삭이나/야곱같은 신앙의 인물은
제대로 길러내지 못했는구나 하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는데
그러다보니 어느교회를 막론하고
겉과 속이 다른 인간들이 참 많았다.
해서 순수한 영적운동을 한답시고 젊은날 꽤나 노력했는데
교회도 인간이 모인 곳이다보니
자기 이익 앞에는 별수없는지
너무나 자주 약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어
이젠 교회에 대한 기대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메세지는 예나 지금이나 아주 동일하며 간단했다.
도대체 죄가 뭐냐하는 것과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단 두가지로 집약되었는데................
그건 일단 그렇다치고
교회를 다닌 연륜이 꽤 되다보니
자연히 전세계에 흝어진 내 제자도 하나 둘이 아니었다.
물론 그중엔 목사도 있었고 선교사도 있었고
어느 여제자는 목사 와이프가 되었고 누구는 장로도 되었다.
한데
얼마전엔 내 친구 와이프가
마침 운전교습을 배우러 갔다가
운동신경이 너무 둔했던지 어느 여자 조교한테
호되게 창피를 당한 모양이었다.
해서 운전이고 지랄이고 내 안할끼다하고
이 아짐씨가 열불이 나서 따진답시고
삼실로 들어갔다가
몬 말끝에 교회 얘기를 하다가
그러면 혹 그 사람 아느냐 하고 물으니까 ................................
-어 그 샘을 우찌 아십니까 하더란다.
해서 울 아파트에 같이 사는데 자기 남편 친구라고 하니까
아이고 우리 선생님입니더 하더니................
그 이후로는
어찌나 친철하게 잘 가르쳐주었던지
나중엔 운전 면허를 수월하게 땄다며
민이 아빠 덕도 볼 때가 있네 해사면서
우스개 소리 아닌 우스개 소릴 했다.
하긴
수십년간 교회에서 생활을 했는데
제자가 오디 거기 뿐이겠냐마는
그래도 설에서 잘 나가는 모교회 부목사도 내 제자중 제자라고
늘 자랑을 했는데
고 3 때였던가
이넘이 지도 교사를 할땐데
하루는 하도 얼굴이 어두워서
니 와 그라노 오늘따라 ......했더니
어머니가 중병인데 입원할 돈이 없습니다 하였다.
그땐 지나 나나 달동네에 살땐데
해서 얼마나 필요한데 하고 물었더니
최소한 30만원인가 50만원인가 있어야 합니다해서
알았다 내 내일 그 돈 맞춰줄테니까 일단 어머니 입원부터 시켜라하고
다음날 그 돈을 마련해줬더니
그 애가 그걸 여직 잊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한데 어젠 모처럼 송회장이 비빔밥을 먹자해서
어중간한 시간에 한술 거들었더니 나중에 다시 배가 출출해서
이거 저녁을 먹어야하나 안먹어야하나 혼자 고민을 하다가
올만에 TV나 함 봐? 하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렸더니
-어 저게 누고 ?
희철이 아이가 -하고 퍽 낯익은 얼굴이 보여서
채널을 고정하고 좀 더 자세히 보았더니 내 제자 홍희철이었다.
-아니 저 애가 온제 저렇게 컸지 ? 하고
연주가 다 끝날때까지 쭈욱 지켜봤더니
그도 세월 앞엔 어쩔 수 없는지
제법 중년티가 모락모락 났다.
한데 어나운서 말로는
모 구청 국악관현악단 단장겸 지휘자라며
지금 창단기념 실황중개중이라고 소개하였는데
그렇찮아도 언젠가 저 애(이젠 중년 아자씨지 ㅋㅋ)를 다시 함 꼭 봤으면
했는데
TV에서 보다니 참 감개무량했다.
하긴 이 넘이 저 친구를 만났을때만해도
어느 교회 대학부를 가르칠 때 였는데
어느날 한 여학생이 저 친구 운동권이라예
샘 조심하이소 하며 귀뜸을 해서
-운동권이면 더 잘됐네
하나님 말씀이 옳다 싶으면 지가 알아들을거고
그렇지않으면 안듣겠지 뭐 그게 문제고 .................하고
평소의 내가 하던대로 강의를 했더니 이 친구가
어 이거 좀 들을만하네 했던지 차츰 관심을 보이더니
그날 이후론 한번도 강의에 빠지지 않았다.
한데 그 후 마음을 제대로 잡았는지
교회에 참 열심이더니
나중엔 대학부 회장까지 맡았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하나님이 축복하셨는지
대학교 졸업장을 받은 뒤
얼마후에 대구 시립 국악관현악단 단원으로 취직이 되었다며
참 좋아라 했는데
간혹 광복동에서 만나면
샘 차나 한잔하러 가입시더 하고 지가 먼저 팔소매를 끌어 당겼다.
한데 지가 구청 국악관현악단 단장겸 지휘자라니
역시 내 제자는 달라 훌륭허이 ........................................하고
박수를 쳤는데
해서 그렇다고 하는 말은 아니고
부디 이 나라의 가난한 자와 병든자의 좋은 친구가 되어
국악인으로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새 세월이 좀 흘렀다고 설마 순수까진 버린건 아니겠제.
희철아 사랑한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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