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j.i.woo
2009/5/13
구구팔팔 복상사
오밤중에 일어나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인생의 나침판을 한번쯤 점검하는 것도 그리 나쁜건 아니었다.
물론 잠은 조금 부족한 듯 했다.
하지만 밝아오는 여명을 보면서 커피를 한잔 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터.......................해서 커피포트에 물을 올리곤
삼실을 이전하고 첫 월세를 갖다주자 집주인은 하지 않아도 될
아부를 한참동안 늘어놓은게 못내 우스웠다.
울산을 가려면 일단 중앙동에서 전철을 타고 노포동 까지 가야했다.
노포동까진 거의 한시간이나 걸렸는데
퇴근시간이 가까워서 그런지 전철안은 남정네 보다 여인네가 훨 많았다.
20여 정거장을 지나는동안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타기를 반복했지만 역시 군계일학은 따로 있었다,
키가크고 이목구비가 또렸하고 옷을 제대로 갖춰입은 30대 여인이 올라오자
전철안이 다 훤했다.
한데 언감생심 늙수레한 아자씨가 구미가 몹씨 댕기는지 괜스리 내리지 않아도 될 역인데도 거어이 따라 내리는 것 같아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늙어도 이쁜건 알아가지고,,,,,,,,,,,,,,,,,,,,,,,,,,,,)
일년에 적어도 몇번은 가는 곳이지만
울산으로 가는 길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별로 없었다.
금주는 리모델링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을 한 다음
실력은 익히 알므로 더 이상 말하지 않겠으니 디자인은 무조건 알아서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알아서 해달라는 말보다 더 무서운 말도 없다했더니
그렇기 때문에 은근히 압력을 넣는다 아입니꺼하고 너스레를 떨었다.
해서 일단 사진을 찍고 실측은 다음날 다시 하기로 했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해사면서 기어이 저녁을 대접하겠다고 하였다.
한데 몬 복국이 그리 비싼지 1인당 20,000원이라고 하였다.
역시 울산이 세긴 센 모양이었다.
그래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니말이다.
누군가 구정맥 산악회 카페에 함 들어갔다가
몬댓글이 그리도 많아요 하며 기겁을 했다.
해서 밥먹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그렇소 했더니
입심들이 보통이 아니던데요 해사면서 이왕 쭈그러진 냄비 얘기도 했으니
복상사 얘기도 함하죠 했다.
이 아짐씨는 설 아짐씨 답지않게 엄청 무공해였다.
한데 복상사에 대하여 크게 감명을 받았는지
강남에서 내노라 하는 아짐씨들에게 그 얘길 들려주었더니 배꼽을 쥐고
웃더라고 하였다.
해서 사연인즉
복상사는 원래 섹스를 하다가 유세차 하는걸 말했는데
의사들 말로는 섹스를 하는 도중에 죽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섹스를 하고 난 뒤 보통 3-4시간 후에 유세차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한데 그 원인이 대개 심장병이나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이라고 하였다.
한데 어느날 내과과장이란 녀석이 술을 마시면서
지가 구구팔팔 하고 선창을 하면 우리더러 복상사라고 크게 외쳐라고 해서
야..........그게 몬 말이고 했더니
구십구세 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죽을 땐 복상사 하자라는 뜻이라하였다.
(오메 좋은거네
하기사 이왕 죽을바에야 아름다운 여인의 배 위에서 유세차한다면
그 이상 몰바라겠노 )
근데 복상사도 종류가 네가지나 있다고 잘 알아두라고했다.
술집이나 나가요 걸 같은 유곽에 가서 그 짓을 하다가 죽으면
비명간에 저승으로갔다하여 고걸 횡사라고 부른다 하였다.
한데 지나내나 우짜다가 길을 오다가다 눈이맞아
언 뇬하고 고 짓을 하다가 죽으면
그건 또 집 밖에서 죽었다고 객사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하지만 과부를 만나 올만에 힘 좀 쓰다가 죽으면
그건 또 과로사라고 했다.(너무 힘을 많이 뺀 모양이다)
그렇지만 집에서 오로지 지 마눌하고
그 짓을 하다가 죽으면 그건 순직이라 한다나....
죽는 그 순간 까지
몸바쳐 충성을 다하고 죽었다고 순직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암튼 구십구세 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복상사를 하던지 말던지
그건 지 알아서 하겠지만
어차피 죽을바엔 마눌의 가심에 못박지 말고 순직을 하면
사람들이 와서 우찌 그리 갑자기 돌아가셨능교하고 위로를 하면 ...........
-아이고 아이고 저 인간이 내 놔두고 딴 뇬하고 그 짓하다가
천벌을 받았능기라예 ,,,,,,,,,,,,,,,,,,,,는 설마 안하겠지라이
-참 좋은 사람이었어예
돌아가시는 그 순간 까지 나는 니 밖에 없데이 하고 눈을 감았습니더
아이고 아이고 울 영감 불쌍해서 우야노
(사람은 마무리를 잘해야 법이여.그래야 존경을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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