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삼지빌딩 이목대에서

커피앤레인 2009. 5. 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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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5/20

삼지빌딩 이목대에서

 

 

 

 

 

비오는 날은 서울이나 부산이나 비슷했다.

예전에 얼마간 살았던 불광동/ 구파발을 한번 휘둘러 보고

논현동 기린자재백화점을 들렸다 울산으로 갈까 방어진으로 갈까

잠시 망설이다 아무래도 울산 자재시장을  둘러보는게 더 나을 것 같았다.

 

 

한데 서울역 앞은 언제나 느끼는거였지만 참 지저분했다.

나무는 말라 비틀어져있었고 노숙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역겨운 술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지하철을 타려는데 보증금을 500원 더 내라고 하여 몬 이런게 다 있노 했는데

알고보니 지하철 카드를 도로 돌려주면 500원을 환불해준다고 하였다.

아마도 일회용카드를 재사용하자는 취지로 그렇게 하는가 본데

아이디어는 참 좋았지만 뭔가 모르게 조금 불편한 것도 사실이었다.

 

 

해서 그런지 동전을 몇번이나 넣었다 뺐다 했는데도 도무지 요넘의 일회용 카드가 나오질 않았다.

요금이 1000원인데 보증금 까지 1500원 넣어라 하는 이 말귀를 못알아듣고

미련스럽게 1000원만 자꾸 넣으니 기계인들 이 넘을 우예알끼고 ..................

해서 손님 미안하지만 표를 줄수 없네요 하고 계속 동전을 돌려줬나본데 .................돌려주는 지나 그걸 또 꾸역꾸역 도로 넣는 나나 머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인사동은 여전히 분주했다.

젊은이들이 꽤나 많았는데 일행과 함께 저녁을 먹으려고

삼지빌딩에 들려 이것저것 눈요기를 하고 이목대에 들렸더니 

주인 아짐씨가 반색을 하며 반가와 했다.

그는 고향이 논개의 고향인 장수였는데

장수는 함양에서 고개하나만 넘으면 되었다.

하지만 그 고개가 예사 고개가 아니었다.

60령 고개라하여  옛날 옛적엔 주막에서 하룻밤을 묵고 넘어가야 할 정도로

험하디 험한 고개였는데 이 넘이 함양 상백에다 청소년 수련관을 지을때

공사감독을 한답시고 놀기삼아  차를 몰고 이리저리 가보았더니 그 고갯길이 얼마나 꼬불꼬불한지 정말 장관이었다.

 

 

그런 인연 때문인지 이목대 주인 아짐씨를 보는

이 넘의 마음은 좀 더 애틋했는데

고향은 서로 다르지만 마치 고향 사람을 만난 모 그런 것 비슷했다.

더우기 부산 강나루에서 이 넘이 열창을 하는 걸 보고

언젠가 설 삼지빌딩 이목대 에서도

그와 비슷한 시화전과 라이브를 함 하자 하고 한게 더 의기투합한건지  

이미 저녁을 먹고 술이 한잔 되었는데도 

자기 성의라면서 기어이 생맥주를 한잔 더 서비스로 보내왔다.

 

 

해서 그런건 아니지만 

암튼 설은 문화의 향기가 있어서 그런지 내면 구석구석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참 세련된 구석이 많았다.

마치 부산이란 동네가 

거친듯하면서 그 나름대로 문화의 향기가 있듯이  

설은 설대로 수도답게 국제적인 세련미가 곳곳에 스며있어

조금은 지저분하고 불편해도 아름다운 구석도 참 많은 곳이었다.

 

 

특히 비가오니 

심수봉 노랫말처럼  생각나는 그 사람이 있어서 일까?

아니면 여기저기 흝어놓은 팬들이 있어서 일까 ...................

이제 곧 샤워를 하고 체크아웃을 해야하니까 서울 기행기는 일단 요기서 피니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