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혜령作
*전혜령씨는 전주 돈막골에서 테라코트 공방을 운영하는 전업작가이다.
2009/11/1
부산 임시 수도기념관
원래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하던가
촌넘은 일찌감치 번개를 한답시고 필하모니엘 갔나보다.
시월의 마지막 밤 우리 함뭉치자 하던 뇬들도 오데로 다 갔는지
오늘따라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가 씨린건 아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도 사는 법
해서 옷을 주섬주섬 갈아 입는데 해인과 茶를 취급하는 친구가
우리 단골집 가야할 것 아이요 했다.
단골집? 오데
아따 우사장 맞춰놓은 집 있다며
오잉 이게 몬 소리여
(울어무이가 맨날 두부장수 사흘하고 아 이름 베린다더니
진짜 그런갑네.
요 인간들이 시방하는 소리가
떡뽁기 아짐씨들 얘긴인가본데
아이고 얼라 아부지요 ......................이일을 우야믄 좋응교 )
한데 누구는 놀토라고 하루죙일 허벌나게 잤다하더만
이 넘의 노가다는 수주를 못받으면 그날로 공일이니
허구한 날 노는게 오히려 직업처럼 되어버렸는데
원래 인간이란게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고
그것도 부러워보였던지 언 넘이
우짜믄 나도 당신처럼 그렇게 살 수 있오 ..............................하고
욕인지 칭찬이지 혼자 씨부렁댔다.
(아이고 이 인간아
그소릴 울 마눌 귀에다 대고 함 해봐라
촌넘 절마 말마따나
예배당 종치듯이 맨날 귀싸대기
얻어 맞는다고 남아 돌 날이 없다는데 ㅋ)
암튼 놀토고 일도 없으니
심심도하고 주머니가 비니
내하고 놀아줄 뇬도 없고
해서 죽으나 사나 애첩이라고는 카메라 밖에 없으니
그넘을 달랑 울러메고 한 폼한답시고
선그라쓰를 끼고 길을 나섰더니
오늘 또 오데 가능가베 하더니
언 뇬은 배용준이 닮았다고 하고
언 뇬은 원무부 박사 닮았다하고
언 넘은 또 누굴 닮았다하던데 ...................................
(아무리 그렇지만 눈도 다 눈이 아닌갑다
벙거지를 눌러 써서 쪼매 그렇긴 하다만
어디 머리 올라간 배용준이 있더나?)
암튼 은행나무 길을 따라
이골목 저골목을 기웃기웃거리며 올라 갔더니
어느새 간 곳이 이 넘이 어렸을 때 살았던 산골동네근처였다.
그동넨 예전에 있던 하꼬방이 다 사라지고
이젠 제법 고층아파트가 울창하게 들어서서
면모를 일신했지만
그러나 평지는 30년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함이 없었다.
해서 간김에 한국전쟁 발발시
울나라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 대통령의 관저로 사용하였던 임시수도기념관에 들렸더니
이쁜 아가씨가 친절하게 안내를 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전쟁전만해도 그 곳은 경남도지사 관사였다.
하지만
낙동강 이북은 모두 이북 애미나이들이 다 점령을 했고
남은 땅덩어리라고는 제주도와 부산을 위시한 낙동강 일부분만 겨우 남았는데
그러니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부산으로 몰려왔던건 당연지사 일터.....
해서 부산을 가리켜
누군 눈물의 도시라했고 /누군 애환의 도시라 했고
/ 누군 고향을 등진
함경도 아바이들의 회한의 도시라고 했는데
하지만 하나님이 보우하사
그래도 우리가 자유를 누리는 것은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했던
수많은 영령들의 피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인데
씁쓰레한 것은
임시 수도기념관이라면서
청동으로 만든 대통령 흉상 하나 없다니 ..............................
역사의 공과는 뒤로 치더라도
역사를 읽는 우리네 좁은 마음이 못내 아쉬웠다.
원래 역사는 문화를 낳고 문화는 시대를 낳고
시대는 인간의 가치와 존엄과 자유를 제시하게 마련인데 .................................
애고 요즘은 모든게 돈이고 이기주의고 지 편의주의니
그나저나 요즘 세종시가 왜 그리 뜨겁댜
설마 거기도 지구온난화 때문엔 아니겠지
누군 그게 원칙의 문제라하던데
그게 왜 원칙의 문제이지...............................고것 참 아리쏭하네.
무지렁이 같은 이 넘의 머리로는 정치꾼들이
충청도 표를 의식하여
니편 내편하며 끌어들인다고
정치적 야합을 한 것 같던데 ............................아니가?
(아니면 말고 )
그나저나
이왕 제2수도를 만들려면 부산에나 만들지
와 듣도 보지도 못한 세종시에 만들지 ?
부산엔
역사성도 있고 피난시절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너 남없이 다 빚을 졌을텐데.....
진짜 뭘 모르는갑다.
(잘 모르겠거덜랑 부산 영도 다리 함 오보지
피난보따리 들고 난간에 서서 우는 금순이를 생각하고
노래 부르는 싸나이가 아직도 있는데 )
굳세어라 금순아 /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보았다
금순아 어데로 가고 길을 잃고 헤메였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이후 나홀로 왔다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몸은 국제시장 장사치이다
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꿈도 그리워진다
영도다리 난간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철의 장막 모진 설음 받고서 살아를 간들
천지간에 너와 난데 변함 있으랴
금순아 굳세어다오 북진통일 그날이 오면
손을 잡고 웃어보자 얼싸안고 춤도 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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