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끝내 입을 다물었다.

커피앤레인 2009. 11. 5. 12:41

 

 오 정민作/고향마을

*작가 오정민은 전업작가이다.2010년 1월 울산현대갤러리에서 새해 첫 초대작품전을 연다고 하였다. 현재는 부산에 살며 간혹 일본 나고야 초대전에도 출품한 중견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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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5

끝내 입을 다물었다

 

 

 

 

 

생각이 어떠하면 위인도 어떠하랴......................................

이 말은 성경에 나오는 말이었다.

해서 사람이 제각금 다 다른 것은 생각이 다르고 느낌이 다르기 때문인데

 

생각은 사람의 색갈을 결정지었고 색갈은 그 사람의 캐릭터와 이미지와

인품마저 결정지었다.

 

 

때문에 그런걸까

내가 우짜다가 저 인간을 만났는지.........................

옆집 여잔 허구한 날 악을 바락바락 썼다.

하지만 그것도 그때 뿐이었다.

촌넘 말마따나 밤은 말이 없는 법이요 하더니 진짜 그런지

오늘아침은 모가 또 좋은지 둘이서 킬킬거리며 한참동안 히히덕거렸다.

간밤에 로또라도 당첨되었나?

 

 

며칠간 바빠서 해인을 못만났더니

-목마른 넘이 샘을 파야지 .....................해사면서

배낭을 울러맨체 해인이 삼실로 쳐들어왔다.

-쪼매 바빴다.

온김에 커피나 한잔 하고 나갑시다하고

커피포트에 물을 올렸더니 물이 그새 바르르 끓었다.

-아이고 이젠 커피도 다 먹었는가베

-맛있던데 ....................오데꺼요

-일본사람이 선물로 준건데 울나라 커피보다 진하네

 

 

잠시 산책이나 합시다하고 올만에 광복로를 나왔더니

날이 많이 풀렸는지

젊은친구들이 쌍쌍이 짝을 지은체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야 ..............저 때가 좋은때다

- 좋긴 ............... 마 이때도 좋네요

그나저나 마눌하곤 우찌 되었오

-우찌되긴 살살 꼬셨지

일주일에 한번씩 사랑하기로 약속을했지

대신 나도 지 부탁 하나 들어주고

-부탁 ? 고것도 샘을 해야하는가베 ......................

요즘 부부는 진짜 잼있다.

예전처럼 서방님이 하자고 절대 하는건 아닌갑다.

(여자의 힘이 세진거가 남자의 힘이 약해진거가?)

 

 

반환점을 돌아 다시 삼실로 돌아오려는데

누군가 기어이 유자차나 한잔하고 헤어지자고 했다.

해서 부평동 시장골목길로 접어들었더니

해인이 농을 실실 던지며 커피아짐씨랑 아는척을 했다.

한데 길커피 아짐씨 하기엔 인물이 너무 아까웠다.

TV에 나왔다면 영부인은 못되어도 그 밑은 따논 단상이었는데

해서 좀 더 유심히 봤더니

오늘따라 몬 일이 있는지 헤어스타일 폼이 예사 돈깨나 든 모양이 아니었다.

해서 첫 대면에 만나자마자

인물이 보통이 아니네요 하면

-저것도 꼬래 싸내자식이라고 수작을 거는가베 할 것 같아서

해인 언저리만 빙빙 돌았더니

-요새는 애인 한 둘 없는 뇨자가 없다.

뇨자는 마음만 먹으면 남자 둘셋은 느끈히 처리한다해사면서

저거끼리 죽이맞았는지 

짧은 밤에 명주 실 삶듯이 그렇게 씨부렁 씨부렁거리고 떠들어댔다.

-애고 말 안걸었던게 천만다행이었네 ..................................

입만 열었다면 밤새 꾸중물만 뒤짚어섰잖아.

 

 

하고 끝내 입을 다물었는데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는 늘 외로운가보다.

(그라믄 언 뇬이 또 왠백로하겠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