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꺼꾸로 생각해봐라

커피앤레인 2009. 11. 1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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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1

꺼꾸로 생각해봐라  

 

 

 

 

 

 

경상도 말은 된소리가 많았다.

해서 그런지 때론 투박하고 때론 우악스럽기조차 했다.

그건 여자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젠 부산엘 가도 대구엘 가도 설 말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젊은 여자들 입에서 나오는 억양들이 영판 설 말투였다.

그러나 몇마듸만 더 들으면 촌뇬도 이런 촌뇬이 없었다.

경상도식 설말을 하려니 군데군데 사투리가 튀어나왔는데........................

애써 설 말투를 흉내내려니 마치 중국산 짝퉁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영 찝찝했다.

 

 

 

언젠가 누군가 역지사지가 몬 말이고 하고 물었다.

역지사지 (易地思之)...................................란

국어사전식 풀이를 하면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보라는 말이지만

이걸 애담 스미스는 제3의 공정한 관찰자라는 말로 대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상도식으로 표현하면  

니가 내 입장이 되어봐라는 말인데

이게 말처럼 그리 쉬운게 아니었다.

 

 

어젠 가을비가 또 죙일 내렸다.

비가 오면 낙엽은  더욱 선명한 빛갈을 띄었다.

하지만 느티나무나 오리목은 더욱 붉으스레한 반면

이미 퇴색할대로 퇴색한 꿀밤 나무잎들은 잃어 버린 색갈대신

오히려 냄새를 선택했다.

해서 그런지 산속엔 구수한 누룽지 냄새같은

낙엽냄새가 진동했는데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이후

세계는 또다시 완전히 다른 세상에 접어드는지

LED라는 발광 다이오드가 머잖아 형광등과 할로겐을 밀어낼 태세이다.

물론 지금은 개발된지 얼마되지 않아 값도 비싸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지만

빛의 혁명은 이미 시작된지 오래였다.

마치 여자의 치마 길이가 점점 짧아질수록 다리가 예뻐보이듯이  

텔레비전도 컴퓨터의 모니터도 두께가 얇으면

그만큼 세련되어보이고 공간이동도 쉬웠다.

 

 

 

한데 뇨잔 또 오데로 갔을까 ?

모처럼 화실에 들렸드니 먼지만 가득하였다. 

하긴 쥔들 팔리지도 않는 그림을 잔뜩 끌어안고

이 산골에 쳐박혀있는 것도 무리일게다.

해서 잠시 서운한 것도 접어두고 ......................

애써 태연한척 길을 내려오는데  

누군가 문자를 삐리리 하고 때렸다.

꺼꾸로 생각해보이소......................................하고 

꺼꾸로 생각해봐라? 

뭘 꺼꾸로 생각하지? 

아,,,,,,,,,,,,,,,,

일이 없다고 너무 상심하지 말라는 그런 뜻인갑다.

해서 해인이 범상인데 ..................하고

지혼자 말처럼 중얼거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