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굿데이

커피앤레인 2009. 12. 7. 10:51

 

 Remodeling Design by J.I.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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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7/

굿데이 

 

 

 

 

자유업이 좋은건 시간과 환경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었다.

그건 어쩌면 내가 바라는바 이었는지도 모른다.

허구한날 6시에 일어나 허둥지둥 밥을 먹고 직장에 나가는 사람들은

아마 월요일이 제일 지겨울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넘같은 자유업은 그런게 없었다.

물론 일이 있는날은 새벽 3시에도 일어나고

4시에도 일어났지만 그건 아주드문 일이었다.

때문에 월요병이란게 별로 없었다.

누구 말처럼 어제도 놀았는데 오늘또 논들 몬 상관이야 .......................하면서

탱자탱자하게 살았는데

그래도 속이 타는건 인간이기 때문에

어차피 놀거라면 돈많은 백수가 더 좋을 것 같았다.

 

 

한데 이 넘 같은 노가다는

한번씩 돈이 궁해서 그렇지 그외에는 모든게 띵호아였다.

중국말로 호아는 좋다는 말인데 띵은 모르겠다.

누군가 중국에서 곧 서울에 도착한다고 e메일을 보냈다.

중국사람과 함께 무슨 프로젝트를 갖고 오는지

디자인을 의뢰하고 싶다며 어디가지 말고 기다라고 했다.

오잉 이게 몬말이여

오 아이 러브 유 지저스 크라이스트 ...............................

하나님 감사합니다.이게 왠 떡입니까.

 

 

하긴 가급적 뇨자를 멀리하고 요즈음 기도에 열중했더니  

드디어 돈이 들어오려나보다.

역시 뭐니뭐니해도 기도가 제일이네

그리고 머니가 제일이고.................

 

 

 

암튼 노가다는 일만 있으면 참 잼있는 직업이었다.

다 썩어 문드러지는 남의 집을 아름답게 고쳐줄 수도 있제

집주인 뇨자가 마음에 들면 이미테이션을 써도 될건데

굳이 이태리 오리지날  2,500,000원짜리

등을 달아주질않나

한장에 20,000원하는 타일을 목욕탕에 붙여주질 않나

모든게 엿장수 지맘대로였는데

한데 집주인이 지랄 같으면 계약대로

500.000원짜리 이미테이션을 악착같이 넣어주어도

진짜 이쁘네 소릴했다.

그렇다고 계약을 어긴 것도 아니고 속인것도 아니었다.

내가 좋아서 내돈 들여가면서 한 것 뿐이니 누가 탓하랴....

 

 

 

작품이란 원래 90프로가 지 맘이고 10프로가 남의 마음이었다.

해서

화가보고 이 그림 원가가 얼마예요 하고 묻는건 바보나 하는 짓이었다.

화가는 지 기분에 따라 호당 100,000원 받기도 했고 500,000원도을 받기도 했다.

그것도 제맘인데

때론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서슴없이 한점 공짜로 주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때론 적자도 나고

때론 이판 저판 공사판인데 오늘 못 벌면 내일 벌지 .........................하고

유유자적하고 살았는데

IMF 이후로는 요 넘의 인간들이 양심을 팔아먹었는지

아니면 너 남없이 돈이 없는지

간혹 공사비마저 떼 먹으려해

에잇 이 넘의 노가다 다시는 하나봐라 하다가도

누가 디자인 좀 해줄래요 하면

어절시구 저절시구 황진이 황진이 ......................하고 콧노래를 불렀다.

 

 

한데 하나님은 참 착한 분이었다.

20년 넘도록 감기 한번 안걸리고 주사 한번도 안맞았으니

그것도 너무 감사하고

덩달아 아이들도 공부도 잘하고 속도 안썩이고 아프지않으니 감사한데

유독 야시같은 요넘의 마눌만 목이 아프다고 한두번 병원엘 갔다리왔다리 했다.

해서 보소보소 울집에서 와 당신만 아프제 ..................했더니

야시 같은 요넘의 마눌왈

이 넘이 너무 애를 먹여서 그렇다나 우짰다나

아이고 얼라 아부지요 내가 몬 애를 먹였능교 ...........................

울 장모님 얘길들어보니

시집 오기전엔 사흘들이 아팠다던데

그럼 그땐 와 아팠지............?

암튼 아낸 몇년전에 처음 아팠고 며칠간 입원을 했는데 

이 넘이 지극정성 병원을 왔다리 갔다리 했더니

같은 병실에 있는 할매들이 진짜 신랑맞나 하더란다.

(아이고 할매들도 세련됐제 그럼 애인인줄 알았능가베)

 

 

해서 그 이후부턴 미우나 고우나 그래도 부부라고

하나님 아부지 울 마누라가 우짜고 저짜고 해사면서

매일 기도를 했더니 어젠 마눌이 저거 교회 권사 투표에

걸렸다며 전화를 때렸다.

(아이고 이 일을 우야노 나도 이젠 늙었다 이말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