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아부지 우찌 좀 됐습니꺼

커피앤레인 2010. 1. 3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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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30

아부지 우찌 좀 됐습니꺼

 

 

 

 

평생동안 월급쟁이를 1년도 채 안해봤기 때문에

틀에 박혀서 사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싫어 하면 남에게도 강요를 잘 안했는데

이건 집에서나 밖에서나 똑 같았다.

해서 아이들에게도 잔소리 한번 안하고 키웠는데

애들이 이제 어느만큼 다 자라고 나니까

이 애비의 위대함(?)을 조금은 아는지

우리 집은 다른 집하고 10년은 더 앞서 가는 것 같다고 하였다.

 

 

하기사 울 마눌도 돈 많이 못 벌어온다고

평생에 한번도 잔소리를  안했는데

상주보다 곡쟁이가 더 서럽게 운다고

간혹가다가 지나나나 쥐뿔도 없는 넘들이

훈수랍시고 모라모라 씨부렁거렸는데

그럴 때 마다

야 이 더러븐 넘들아

돈을 벌려면 와 못 벌겠노

펜은 모 폼으로 가지고 있는줄 아나

설계나 디자인을 할 때 줄 하나만 덜 끄어도

그게 다 내 돈인데 ................................

언 넘은 돈 벌줄 몰라서 안버는줄 아는가베.

 

 

내가 그러는 것은 

일단 양심을 속여 가면서 까지 그렇게 살기가 싫고

둘째는 내가 좋아서 하는 직업이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작품을  만들어야지

그걸 언 넘에게 맡길꺼고

그리고 마지막엔

사장님 고맙심더 하던지 아니면

샘 고맙심더 .............................하는 소리라도 듣고 나와야

내가 산 보람이 있지 했더니

요새사 야시같은 마눌도 이 넘의 심정을 쪼매는 알았는지

내 이름 대신 명품이라고 

지 휴대폰에다 입력을 해놓았다나 우쨌다나..........

 

 

 

어젠 모처럼 주위에 있는 세 넘이 함께 뭉치는 바람에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 했더니

다들 짜장면 집에 가자고했다.

한데 한 넘이

이왕 나온김에 여자 가방을 하나 사야한다며 롯데백화점에

잠시 들렸다 가자 해서

와 니 앤생겼나 ......................했더니

요 인간의 말인즉

앤은 무신 앤 ,,,,,,,,,,,,,,하고 시치미를 뚝 떼었는데  

요 꼼상이 좀처럼

백화점에서 가방을 살 위인이 아닌데 

참 별일일세 하고 같이

 구찌니 코치니 해사면서 명품가방점만 기웃기웃하며 돌아봤더니

거의가 100만원대에서 200만원대였다.

 

 

 

해서

 

저 인간이 갑자기 미쳤나 ..........................

와 저라지 ....................하고 이 넘도 덩달아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모저모 명품을 훑어 보았는데

다행히 즉석에서 카드를 긁진 않았지만 

몬가 수상한건 분명했다. 

 

 

그렇던지 저렇던지

야....배고프다 밥이나 먹자 했더니

세 넘이 짜장면 먹으러 가자 ........................해서 간게

국제시장 시장통이었다.

세 넘이 종종 출출하면 가는 곳이 이 집인데

짜장면 값이 1500원이었다.

 

 

그 집 주인도 이 넘 처럼 워낙 유별난데가 있는지

거의 100평 정도되는 큰 공간에 띵호와 짜장면 집을 차렸는데

장사가 처음 생각 했던 만큼 그리 잘 안되는지

요새는 아이들이 아부지 좀 우찌 됐습니꺼 ,,,,,,,,,,,,,,,,,,,,,,,,,,,,,,,하고

불평 아닌 불평을 한다면서 껄껄 웃었다.

하지만 자기는 이게 젤 좋다면서 혼자서 열심히 서빙을 했는데

 

 

해서

이 넘이 역시 멋쟁이 ..........................다 하고

엄지 손가락을 치겨들었더니

사장님 같은 유명한 분이 오셔서 자기는 더 신명이 난다 했는데

하긴 우리 삼실 앞엔 진짜 유명한 짜장면 집이

바로  코 앞에 있었다.

물론 그 집에도 자주 갔지만

잠시 한끼 요기를 위한다면 난

일부러라도 이 집을 찾았는데 .....................................

 

 

사람은 돈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나저나

데이지님은 요즘 병원 증축하느라 고생깨나 하는 모양인데

저러다 다 늙어뿌리는건 아닌지 그게 걱정스러웠다.

그렇잖아도 어젠 내가 보고 싶었다며 답글을 적어 두었던데

해서 난 또 언감생심

은근히 날 좋아하나 ...............하고

남푠있는 약사가 왠일이여 ..........했더니만

말인즉 건축을 한답시고 설명회도 참석하고

미팅도 참석했더니

그게 장난이 아니였나보다.

 

 

 

옛말에도 송충은 솔잎을 먹어야 산다했으니

건축은 일단 건축가에게 맡기고

이쁜 얼굴 주름살이나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할텐데 

책임감이 또 워낙 강하다보니

그새 다 늙어뿌리는건 아닌지

괜스리 그게 또 걱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