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산이 좋아 산에 오른다네

커피앤레인 2010. 2. 8. 12:44

 

 

40088

2010/2/8/

산이 좋아 산에 오른다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 했던 분이 

성철 스님이었던가 .

하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지 그럼 달리 뭐가 또 있을까여?

 

 

한데

반야심경에도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모든 유형(有形)의 사물(事物)은 공허(空虛)한 것이며

공허한 것은 유형의 사물과 다르지 않다고 했거늘

인간들이 제 입맛에 맞게 온갖 잡설을 갖다 붙이다 보니

산을 산이 아니라 한들 누굴 탓하리까 마는

 

 

해서

이런 꼬라지 저런 꼬라지 보기싫어

해질 무렵 혼자 산을 오르니

산도 이젠 쉬려는가보다

호젓하기가 그지 없었다.

 

 

간혹

지나치다 하산하는 이들을 마주치곤 했지만

그것도 잠시뿐

4시간 가까이 산속을 산속을 돌아다녀도 

바람소리 솔향기는 여전하나  

산은 아직도 겨울인양 꿈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발아래엔 얼음이 녹았는지 땅이 제법 질퍽했다.  

그러나 진달래도 개나리도 아직은 더 자고 싶은 모양이다.

한껏 움추린체 나몰라라 했고 

수년래 쌓이고 쌓인 빛 바랜 낙엽들만 

엉키고 엉켜서 서로의 몸을 부벼대며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이 해사면서  

늦은 저녁 준비에 한참 이었다.